가수 션과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수영이 별세한 박승일 전 농구 선수를 애도했다.
26일 수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수영은 “이제 천국에서 좋아하던 농구를 하며 자유롭게 뛰어다닐 오빠가 떠오른다”며, “23년 동안 앉아서 매일 하늘만 바라보며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꿈을 향해 달려왔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오빠의 꿈이 모두 이루어질 때까지, 응원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수영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루게릭 요양병원이 완공될 때까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하며 추모글을 마무리했다.
25일 승일희망재단은 “박승일 대표께서 긴 투병 끝에 하늘로 떠나셨다”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에 루게릭병이라는 희귀질환을 알리고,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헌신해온 인물이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박승일 전 농구 선수는 1994년 기아자동차 농구단에 입단했다. 2002년에는 최연소 프로농구 코치로 선임됐지만, 코치 부임 직후 루게릭병이 발병하면서 긴 투병 생활이 시작됐다.
박승일 대표는 이후 루게릭병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승일희망재단 공동대표로서 루게릭병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앞장섰다. 가수 션과 함께 대한민국 첫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힘써온 그는 세계 최초로 루게릭병 전문 병원을 건립하는 목표를 가졌다.
생전 그는 “20년 동안 병상에서 그려왔던 루게릭요양병원이 이제 설계에 들어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기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루게릭병 환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길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가수 션도 박승일 대표가 별세하기 전까지 그와 함께 뜻을 이어갔다. 션은 지난 3월, 박승일과 처음 만나 1억 원을 기부하며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약속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후 2011년, 두 사람은 함께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하고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션은 “박승일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의 손발이 되겠다”라며 병원 건립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루게릭병 환자들과 가족을 위해 박승일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병원이 드디어 착공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제 박승일 한 사람의 꿈이 아닌 우리 모두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총예산 218억 원이 투입된 이 병원은 오는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병원의 완공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박승일은 끝내 눈을 감았다. 션은 SNS를 통해 “승일아, 그동안 정말 고생했어. 네가 꿈꿔온 루게릭요양병원이 곧 완공되는데 그걸 못 보여주는 게 너무 아쉽고 미안해”라고 애도했다. 이어 그는 “23년간 답답했을 너, 이제는 천국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길 바라며, 나중에 천국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자”라고 덧붙였다.
27일에는 “승일이가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동참하신 모든 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며 “시원하게 얼음물 샤워를 할 수 있는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승일아, 너도 얼마나 함께하고 싶었을까. 나는 그 행복한 아이스버킷챌린지를 우리의 꿈,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위해서 100번 넘게 할 수 있었어. 네가 있는 곳, 천국에서 꼭 한 번 해보렴. 그리고 나중에 만나면 꼭 이야기해줘. 얼마나 행복했는지.”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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