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애리가 과거 난소암 투병 당시를 떠올렸다. 항암 치료를 하며 머리카락을 전부 자를 때도 눈물이 나지 않았던 그가 울컥했던 순간은, 치료 후 머리카락이 다시 덥수룩하게 자랐을 때였다.
26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3’에서는 정애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정애리는 난소암 진단 전 상황을 떠올리며 “뮤지컬, 드라마 등 일을 많이 하고 있을 때였는데, 공연 도중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진통제를 먹어가며 정신력으로 공연했는데, 집에 왔는데 갑자기 ‘배가 왜 이렇게 아프지, 못 움직이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운을 뗐다.
미련하게 참는 편이라는 정애리는 “마침 친언니가 집에 와 있었다. 못 움직일 정도로 아파서 언니의 도움으로 병원에 갔더니, 복막염이라고 하더라. 여러 검사로 인해 맹장이 터지고 24시간 뒤에 수술했다”라며 “퇴원 후 수술 경과를 들으러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과를 바꿔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갑자기 암 병동 부인과를 가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난소암 진단을 받게 된 정애리는 “치료하자고 해서 전신마취를 또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 달 안에 전신마취를 2번 했다. 그렇게 수술을 받았는데, 치료가 까다로운 난소암이었다. 치료 가능성은 50%라고 하더라”며 “나는 난소암 2기에 가까운 1기”라고 밝혔다.
이후 항암 치료까지 받았다는 그는 “항암 한 사이클을 했다. 한 사이클이 6번”이라며 “여성의 항암 치료는 100%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하더라. 그때 머리가 꽤 길었는데, 긴 머리 째 빠지고 싶지 않아서 짧은 머리를 했다. 그래서 숏커트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머리카락이 생각보다 안 빠져서 ‘그런 일이 나한테?’ 이랬는데, 3주째 항암 치료부터는 짧은 머리임에도 탈모가 느껴졌다. 머리카락이 후드득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다음 날 아침 집에서 스스로 머리카락을 밀었다. 가발을 쓰기도 하고, 두건을 하기도 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그때는 ‘지금까지 애썼어, 다른 사람이 먼저였잖아, 지금부터는 나만 보자’ 이 생각만 했다”면서 “(치료를 위해) 고기도 열심히 먹었고, 살도 많이 찌웠다. 머리카락도 시간이 지나니까 나더라. 나는 머리카락을 자를 때도 눈물이 안 났다. 오히려 덥수룩하게 자라니까 미용실에 가서 숏커트로 다듬었는데, 그때 거울을 보다가 ‘내가 이걸 다 견뎌서 지나왔구나’라는 생각에 울컥해서 눈물이 올라왔다”라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정애리는 당시의 모습이 담긴 숏커트 헤어스타일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 순간을 기억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되찾기 위해 힘든 시간을 지나왔고, 너무 많이 애썼고,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사람들을 모두 기억하자는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났다”라며 “그 후로 암환자와 가족들이 함께하는 행사는 참여 인원이 적어도 꼭 찾아간다”라고 전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