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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소설 영화화에 ‘정답’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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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시선을 싹쓸이하는 과감한 스타일과 남 눈치 보지 않는 거침없는 애티튜드로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자유로운 영혼 재희(김고은 분). 그런 재희가 눈길은 가지만 특별히 흥미는 없던 흥수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누구에게도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하필 재희에게 들켜버린 것.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재희와 흥수는 알게 된다. 서로가 이상형일 수는 없지만 오직 둘만 이해할 수 있는 ‘모멘트’가 있다는 것을. 남들이 만들어내는 무성한 소문을 뒤로 하고 재희와 흥수는 사랑도 인생도 나답게, 의기투합 동거 라이프를 시작한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은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 ‘탐정: 리턴즈’ ‘미씽: 사라진 여자’ 등을 연출한 이언희 감독의 신작이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 영화화의 ‘정답’ 같은 느낌이다. 원작 속 짧은 단편 ‘재희’를 2시간짜리 영화로 재탄생시키면서 서사를 더 풍성하게 채웠고 인물의 감정을 보다 섬세하고 깊게 그려내 원작 못지않은, 어쩌면 그 이상의 재미와 공감을 선사하고 의미를 남긴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흥수(영)의 표정, 우리가 몰랐던 재희의 연약함이 가슴에 콕 박힌다.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김고은(왼쪽 위)과 노상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김고은(왼쪽 위)과 노상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여성’과 ‘성소수자’를 영화 속 인물로 빚어낸 과정에서 연출자의 사려 깊은 시선도 좋다. 특히 대중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업영화 틀 안에서 다루기엔 다소 불편하고 다루기 어려운 ‘퀴어’ 소재를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내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누구나 생각해 볼 법한 현실을 결코 가볍지 않게 담아내 진한 여운을 자아낸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확실하지만 이를 강요하거나 주입하지 않는 것도 이 영화의 강점이다. 그저 일상 속 흔히 볼 수 있는 차별과 혐오를 담담하게 비추며 곱씹고 돌아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이를 향한 재희의 화끈한 ‘일갈’은 통쾌하고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한다. 주옥같은 대사들도 가슴을 파고든다.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다가도 연약한 마음을 어루만진다.

김고은과 노상현은 실력과 매력으로 대체 불가 존재감을 입증한다. 먼저 김고은은 특유의 사랑스럽고 당당한 면모에 섬세한 표현력을 더해 ‘재희’를 더욱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완성한다. 첫 영화에 도전한 노상현 역시 제 몫, 그 이상을 해낸다. 복잡한 감정을 지닌 인물을 내밀하게 빚어내 몰입을 높인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 역시 흠잡을 데 없다.

이언희 감독은 “기교를 부리거나 꾸며내지 않고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 모든 사람에게 공감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하며 “이 영화를 통해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청춘’이라는 시간을 다시 떠올리고 기대하며 행복한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러닝타임 118분, 오는 10월 1일 개봉.

시사위크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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