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해설위원은 ‘4년 연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체제의 끝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박 해설위원은 한 번 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어려운 자리에 섰다. 그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개최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현안질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회장,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기술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등이 증인으로 나왔다.
축구 인생 30년(?)을 살아온 정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감독 선임을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말는데. 이에 박 해설위원은 발언 시간에 “국회에서 발언을 듣고 보니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것이 맞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며 “(정 회장이) 뭐가 문제인지도 문제의식이 없다. 공감능력도 없고 (문제를) 풀어나갈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해설위원은 “홍명보 감독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선임됐을 때 제가 아는 지도자가 저에게 연락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도자에게 들었던 말은 “이제는 지도자를 그만할 생각”이라는 말이었다. 그는 “이름 없는 지도자는 10년~15년을 밑바닥에서 계속 굴러도 프로팀 코치 한 번, 프로팀 감독 한 번 하기가 어렵다”며 “그런데 누군가는 저렇게 특혜를 발휘하면서 저렇게 국가대표 감독을 준다? (그 사람이) 나는 이제 지도자 못하겠다 얘기했다”고 전했다.
승부조작범 꼼수 사면
박 해설위원은 비단 이번 사건만이 아니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축구협회의 승부조작범 사면을 수면 위로 다시 꺼냈다. 박 해설위원은 “A매치가 있는 날 꼼수 사면을 한 거다. 매우 반 스포츠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우리 사회에서 반 사회적인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런 식으로 꼼수로 사면한다? 아마 난리가 났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3월 한국 프로축구사에서 최악으로 손꼽히는 비리 스캔들인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선수 48명을 사면했다. 당시 축구협회는 사면 이유에 대해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을 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박 해설위원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도 꺼냈다. 박 해설위원은 “그때 당시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발표 당일날 선임해서 바로 그날 통보하고 30분 뒤에 발표한다.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 해설위원은 축구대표팀의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그냥 실패한 게 아니다. 축구 질 수 있다”며 “파리 올림픽을 이끌어야 할 황선홍 감독을 굳이 안 해도 되는 임시감독으로 겸임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 판단을 못한다“고 비판했다.
박 해설위원은 축구협회에 대해 “이런 무능력, 불공정은 하나의 어떤 사건이 아니라 정몽규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 없다“며 “팬들도 그렇겠지만 많은 국민들도 이제 끝나야 되지 않을까 재확인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왜 눈치를 보지 않지?
박 해설위원은 이날 정 회장의 발언을 들으면서 ‘왜 눈치를 보지 않지?’라는 표현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그는 그 이유를 2가지를 꼽았는데 박 해설위원은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이야기했다. 그는 “대기업 가문의 자제로 살아오셨고 최고의 엘리트로 살아오셨다”며 “일반적인 사람들과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우리의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 팬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밖에 있는 사람들은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 공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인사권에 개입할 수 없다”며 “아무리 국민들이 팬들이 경기장에서 정몽규 아웃 홍명보 아웃을 외쳐도 협회 입장에선 ‘그래서 어떡할건데?'”라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들은 국민들은 선거를 통해서 축구협회장을 뽑을 수 있는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 없다”며 “예전 표현대로 ‘체육관 선거’를 하는 거다. 일반적인 국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한, 축구협회는 “국민들이 선출한 국회의원의 눈치도 보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해설위원은 “(축구협회가) 그렇게 자꾸 인사권에 개입하면 피파가 월드컵에 못 나오게 할거야 라는 겁박을 준다”고 지적했다.
박 해설위원은 축구협회를 향해 “그러면 누구의 눈치를 보겠다는 거냐?”고 물었다. 이어 “이렇게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이 많은 문제들이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 것”이라며 “이 구조와 닫힌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