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요리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인 안성재(42) 셰프가 과거 미국의 고급 일식당을 그만둔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모수 서울’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쉐린 별 3개를 받은 안 셰프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미국의 고급 일식당 ‘우라사와’에서 일할 당시 겪은 일본 야구 스타 스즈키 이치로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안 셰프는 “200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과 일본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이 열렸었다”며 “결승전 전날 단골이었던 이치로 선수가 식당을 찾았다. 이치로는 내가 한국인인 걸 알고 있었고, 나도 일본어를 조금 해 (이치로의 말을) 알아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치로가 엄청 심각한 얼굴로 앉아선 ‘두 번이나 한국 팀에 져 너무 기분이 나쁘다’고 하더라”며 “(이치로는) 사무라이 마인드가 대단한 사람인데 한국 대표팀을 향해 ‘다음 경기 때 죽여버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도 엄청난 승부사고 경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이 받을 수 있으나 말을 좀 심하게 하니 기분이 안 좋더라”고 했다.
안 셰프는 “한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보다 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더 애국심이 강할 때가 있다”며 “저는 그때 일식당에 일하면서 일본 사람처럼 기모노를 입고 머리를 싹 민 채 게다(나막신)를 신고 또각또각 걸어 다녔다. 그런데 이치로와 그런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이렇게는 일하기 싫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셰프는 때마침 유명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으면서 이 일식당을 떠났다고 밝혔다. 안 셰프는 “프렌치 런드리는 거기서 일하려고 전 세계에서 편지가 1000통이 오던 곳”이라며 “제가 갈 수 없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거기서 일하는 한국 셰프가 제 앞에서 밥을 먹고는 ‘같이 하면 어떠냐’고 해 바로 갔다”고 했다.
한편 최근 흥행몰이를 하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는 최고의 요리사 자리를 놓고 100명이 경쟁을 펼치는 과정을 담았다. 안 셰프를 비롯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지난 22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가 1~4부를 공개한 17일부터 나흘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일에는 세계 1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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