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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도태를 막기 위한 씨네아트 리좀의 고집과 열정 [공간을 기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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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관 탐방기⑪]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씨네아트 리좀
"지자체의 무관심 속 개인의 희생, 처참한 환경"

예술영화전용관 씨네아트 리좀은 창원시 마산 원도심 창동에서 2015년 개관했다. 2014년 거제아트시네마가 문을 닫은 이후 경남 유일의 예술전용관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씨네아트 리좀은 허효선 대표의 손길이 하나부터 열까지 닿아있는 공간이다. 21년의 프랑스 생활을 마치고 2010년 고향인 이곳에 터를 잡고 시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를 증대하기 위해 예술독립영화 상영 뿐 아니라 창원민주영화제, 해외 전시, 레저던스 프로그램 등을 기획해 오고 있다.

허 대표는 이제 꼬박 9년을 채운 씨네아트 리좀을 꾸려오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점점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예술영화관은 일반 관객들이 영화라는 문화를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도록 리듬을 맞춰주는 공간입니다. 이 기능을 자처하면서 운영 지원금을 받기도 하죠.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주는 지원금은 대관료로 여기고 있어요. 정부가 우리에게 대관료를 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죠.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술독립영화관은 멀티플렉스와는 다른 역할을 하고 있어요. 상업영화는 소비하는 형식에 가깝고, 예술영화는 향유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만약 예술영화관이 없으면, 정부가 독립영화를 상영할 곳이 없죠. 그래서 예술영화관이 이 기능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지역의 예술독립영화관은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 극장은 순전히 제 개인의 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개관한 후로 월급을 가져가 본 적이 없어요.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이나 운영을 지자체가 도와주면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을 텐데, 지자체는 저희를 개인사업자로 여기는 것 같아요. 기능과 상관없이 지원을 해준 적이 없습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현재의 상황을 짚기 위해 봉준호 영화 ‘옥자’ 사태를 예로 들었다. ‘옥자’는 2017년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가 극장 개봉 후 스트리밍 서비스하는 관행을 따르지 않는 이유로 ‘옥자’ 상영을 보이콧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중, 소규모 영화관에서 ‘옥자’를 상영했다.

씨네아트 리좀 역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상영하려고 했지만, DCP(Digital Cinema Package) 장비가 없어 상영하지 못했다.

“당시 시민들의 이 사정을 알고 지자체에 요구해 창원시가 3년간 DCP 장비를 임대료를 지원해 줬어요.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3년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지원을 끊어버렸어요. 안 그래도 극장 사정이 어려운데 장비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니 극장이 더 가난해질 수 밖에요. 수리라도 하려면 생돈을 들여야 해요. 매달 모자란 돈을 채우기 위해 걱정하는게 일상이죠. 이걸 왜 개인이 희생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작은영화관은 위탁도 받고 수익에 따라 보장도 받을 텐데 말이죠. 창원시가 도서관이 많은 도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성산아트홀 등의 아트센터가 있어 시각예술에 대한 지원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왜 영화는 개인에게 맡기고 들여다보지 않는지 너무나 이해가 안돼요.”

"지역의 문화예술 향유 위해, 멈출 순 없다"

허 대표의 말처럼 예술영화전용관은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업영화관이 주로 대중적인 흥행작을 다루며 영화를 소비의 대상으로 보는 것과 달리, 예술영화관은 다양한 주제와 메시지를 다룬 작품을 통해 관객의 시각을 넓히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예술영화관의 숫자가 극히 적고, 운영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영화관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그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접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고, 문화적인 다양성도 확보되기 어렵다.

“현재 프랑스에는 1200개의 예술영화관이 있어요. 마치 식당처럼 일상 속에서 누구나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아요. 한국에는 고작 20여개 뿐이죠. 정부가 개인 영화관에만 맡겨놓는 이 상황은 문화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어요. 영화는 가장 현대적이고 파워풀한 예술입니다. 하지만 그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제에 가는 이유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 해에 새로운 영화들이 나오면서 관객에게 자극을 주잖아요. 영화제를 경험하며 성장하는 거죠. 기획전을 한다면, 테마를 가지고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예를 들어, ‘딸에 대하여’와 같은 영화에서 여성 문제나 동성애 문제를 다룬 여섯 편의 영화를 함께 상영하면, 관객의 시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시각을 열어주고,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하잖아요. 영화라는 것은 집단적으로 보는 매체이기 때문에 한 방향에서 나와 성숙하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허 대표는 앞으로 극장이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 사회에서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씨네아트 리좀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이 도시에서 씨네아트 리좀을 운영하며 처참한 영상문화 환경 속에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러 가지 기획전을 억지로라도 이어나갈 겁니다. 도시에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해야 도시가 도태되지 않아요. 창원국제민주영화제 역시 다양한 인문학적인 시각을 모아 심도 있게 다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제영화제를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테마로 접근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호응도 좋은 편입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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