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K팝 IP의 대표를 자처한 SM엔터테인먼트가 첫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와 함께, SMCU(SM 컬처 유니버스)로 언급되는 SM만의 K팝 IP 비전을 새롭게 각인시킨다.
최근 박준영 SM 크리에이티브 총괄(CCO)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나이비스는 지난 10일 싱글 ‘던'(Done)으로 정식 데뷔한 SM의 첫 버추얼 아티스트다. 그는 2020년 11월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세계관 시즌1 속 블랙맘바와의 대결 속 조력자 격으로 모습을 내비친 후, 곡과 뮤비 상의 모습으로 자신을 노출해왔다.
실제 데뷔한 시점의 나이비스는 여러 면에서 독립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모습을 보인다. 우선 세계관 측면에서 SM K팝 IP를 관통하는 큰 줄기를 향유하는 듯한 모습이다. SMCU의 배경인 광야에서 직접 호흡하는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에스파와 일부 접점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세대 그룹 에이치오티(H.O.T.)부터 에스파까지 30여년 SM표 K팝 아카이브를 관통하는 나이비스의 모습은 기존 SM아티스트의 콘셉트와는 다른 인상이다.
박준영 SM CCO는 “나이비스의 리얼월드 등장을 기준으로 그만의 세계관과 서사가 전개되는 만큼, 함께 이야기를 펼쳐나갈 순간도 있다. 하지만 우선은 리얼월드의 에스파, 플랫에 있는 ae-에스파와는 각기 다른 활동과 세계관으로 접근할 것 같다”라며 “다양한 방면으로 데이터를 쌓고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리얼월드에 적응해가는 나이비스의 활동들을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
또한 나이비스는 다양한 비주얼표현들로 매력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현실적인 모션과 애니메이션 면모를 오가는 플렉서블 비주얼은 음악과 뮤비 등은 물론 웹툰 등으로의 변주를 예고한 SMCU의 면모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콘텐츠 자체는 물론 영상기술이나 공연프레임 등에서 디지털기술을 도입했던 SM답게 버추얼 아티스트의 최대 약점이라 할 소위 ‘불편한 골짜기’를 극복할만한 노하우를 짐작케 한다.
박준영 SM CCO는 “나이비스는 플렉서블 캐릭터라는 고유의 콘셉트와 정체성을 바탕으로 비주얼과 보이스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미디어-플랫폼을 통해 모습을 선보이며 세계관을 각인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며“그간 쌓아온 SMCU 세계관과 VFX 영상미 표현 노하우들을 담은 나이비스이기에 이 계기로 불편감을 훌쩍 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나이비스의 활동면모는 음악 등 여러 콘텐츠로서 글로벌 영역에 선보여질 예정이다. 특히 고유의 콘텐츠나 음악장르 표현 등은 물론, 공연 측면에 있어서도 다양한 컬러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준영 SM CCO는 “SM은 그간 홀로그램 등 당대의 첨단 기술이 접목된 콘서트를 많이 시도해 왔다. 최근 에스파 콘서트에서는 아니몰픽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아트적인 연출기법을 활용해 무대를 꾸몄다. 즉, 나이비스가 콘서트를 하게 된다면 현재 구현 가능한 기술 중 나이비스라는 아티스트가 가장 돋보이고, 관객에게도 다른 차원의 감동과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요컨대 나이비스는 SM 3.0 시대와 함께 강조된 SM 표 K팝 다각화 및 확장전략을 상징하는 존재로서의 목표점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모습은 아티스트 계통은 물론 이종산업과의 연계발전을 거듭하는 K팝 신에서의 새로운 바람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박준영 SM CCO는 “LG유플러스가 익시젠으로 생성한 이미지 광고를 보면서, 새로운 K팝 경험을 전하고 싶다는 저희 SM의 포부와 새로운 AI경험 제공의 LG유플러스의 의지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 협업을 시작했다”라며 “물리적 한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나이비스이기에, 좋은 아티스트들과는 물론 팬, 브랜드, 캠페인, 이종 산업들과의 협업을 거듭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CCO는 “협업 안에서 AI를 비롯한 여러 좋은 기술들이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실제 사람이 기술을 잘 이해하고 활용,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준영 SM CCO는 “아직은 대중에게 버추얼 아티스트가 낯선 것이 사실이고, SM도 처음으로 도전해 보는 형태의 아티스트이기에 잘 준비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티징기간부터 나이비스를 위해 세워뒀던 전략과 방향들이 전달되는 것을 보고 조금은 안도했다”라며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대중이 나이비스를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그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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