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발달장애 자녀 가족과 그 엄마 이야기가 최근 ‘그녀에게'(배급 영화로운형제, 애즈필름)라는 타이틀과 함께 극장가에서 펼쳐지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개봉된 영화 ‘그녀에게’는 정치부 기자 출신이자 실제 발달장애 자녀의 부모인 류승연 작가의 에세이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 원작으로 한 실화영화다.
이 작품은 프로페셔널한 삶을 지향하던 신문사 정치부 기자 상연(김재화 분)이 계획에 없던 장애아 엄마가 되면서 겪게 되는 10년 동안의 여정을 그린다.
실제 바라본 ‘그녀에게’는 다양한 방면에서 큰 현실 공감 매력을 건넨다. 우선 현시대의 엄마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출산 직전까지 커리어를 놓지 못하는 당당한 여성에서 자녀 일을 계기로 주눅들며 좌절하는 엄마, 자신의 호흡을 새롭게 찾고 가족으로서 함께 당당해지는 길을 가는 새로운 어머니로서의 모습까지 상연이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들이 다큐물 급의 담백한 톤으로 자연스레 그려진다.
또 가족으로서의 현실적인 감정성숙이 촘촘히 담겨있다. 아들의 발달장애 진단 직후의 혼란과 슬픔, 경제 상황과 주변의 시선 등 현실적인 부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받는 쌍둥이 딸의 모습 등 가족 사이의 갈등과 극복의 정서적인 얽힘이 담백하면서도 깊게 그려진다. 특히 쌍둥이 딸을 따라 양치질하는 아들과 함께 가족이 다 함께 양치질하는 모습은 여느 영화에서의 결말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현실적 감동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장애인 가족들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선입견 또한 직접 묘사된다. 같은 고민을 겪는 학교 선배나 언론 후배의 모습, 31년 만의 장애등급 폐지 등의 변화점, 작품 일부에 담긴 발달장애인 배우들의 모습이나 원작자 류승연 작가의 강연 등까지 주요 포인트 단위의 표현은 물론, 아이의 일상과 변화점, 그를 함께 하는 주변의 시선들까지 과장 없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는 ‘우영우’, ‘말아톤’ 등 비슷한 주제의 드라마·영화 작품에서의 극적인 전개와는 달리, 일부 핸디캡은 존재하지만, 어린아이들을 양육하는 일반적인 가구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가족의 모습과 주변의 편견들을 동시에 강조하는 바로 느껴진다.
이러한 장면 호흡 속에서 배우들의 열연도 빛난다. 특히 상연 역의 배우 김재화는 커리어우먼으로서의 당당함, 편견 속 무기력해지는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상처, 그를 딛고 새롭게 당당해진 엄마로서의 면모까지 자연스러운 호흡들을 선보이며 작품의 매력을 십분 끌어냈다. 최근 ‘베테랑2’는 물론 여러 드라마 속 코믹연기와는 다른 진지한 현실 호흡은 작품 본연의 먹먹한 현실 감동은 물론 20년 차 배우로서의 내공을 실감케 한다.
요컨대 영화 ‘그녀에게’는 “괜찮다, 우리는 괜찮을 거다”라는 주요 대사와 함께, 함께 당당히 살아가는 가족과 엄마로서의 솔직한 이야기를 건네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은 “’그녀들’의 사회에서 살아냄이 투쟁이 아닌 일상이 되길 원하는 소망을 마음에서 불러일으키는 영화이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라고 평했다.
또 배우 고경표는 “극장을 통해 ‘그녀에게’ 귀 기울여 보세요. 우리가 알아야 할 그들의 이야기가 들립니다”라고 극찬을 보냈다.
한편 영화 ‘그녀에게’는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5분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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