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은 무의미하다. 매년 추석과 설 명절에는 여러 편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하면서 흥행에 성공할 작품을 예측하는 다양한 전망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예외다. ‘베테랑2’ 단 한 편의 영화가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 질주를 예약했다. 화력을 장착한 영화와 맞붙기를 꺼린 다른 영화들이 저마다 개봉 일정을 조정한 여파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제작 외유내강)이 13일 마침내 개봉했다. 2015년 통쾌한 악당 응징 액션으로 1341만 관객을 사로잡은 흥행작을 잇는 후속편이다. 개봉일을 시작으로 추석 연휴인 14일부터 18일까지 극장에서 흥행 독주를 예고하고 있다. 경쟁작이 없는 만큼 순위보다 스코어가 중요하다. 개봉 직후 관객의 반응에 따라 손익분기점(약 400만명) 돌파 시기를 가늠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반영해 3편 제작도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2’는 사회를 악으로 물들이는 극악한 악당을 끝까지 쫓는 열혈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그가 이끄는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의 이야기다. 1편에 이어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가 팀으로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비밀스러운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해 극에 긴장을 불어넣는다. 이들은 한 교수의 죽음이 이전에 벌어진 살인 사건들과 연관돼 있음을 직감하고 수사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린다.
영화는 통쾌한 응징 서사보다 지금 우리 사회를 잠식한 사적 복수의 키워드를 내세워 정의가 무엇인지, 왜곡된 신념은 또 무엇인지를 묻는다. 1편과 비교해 분위기를 좀 더 무겁게 바꿨지만, 시리즈가 아닌 한편의 독립된 작품으로 봐도 완성도가 탄탄하다. 관객의 기대는 예매율로 나타난다. 개봉 당일 오전 10시 기준 예매율 78.7%, 예매 관객 60만2627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하고 있다.
주인공 황정민과 정해인은 추석 연휴도 반납했다. 이들은 연휴가 본격 시작하는 13일 저녁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까지 서울과 경기 지역 극장들을 찾아다니면서 약 100회에 달하는 무대인사를 소화한다. 최근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관객과 만나는 특별한 이벤트로 공고히 자리 잡으면서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만큼 연휴 동안 ‘황정해인’ 커플을 둘러싼 화제는 이어질 전망이다.
● 가족과 함께 보는 푸바오 영화부터 임영웅 공연 실황까지
‘베테랑2’가 독주를 예고하면서 2위 등 순위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 다만 추석 연휴 동안 오랜만에 가족과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들은 포진했다. 국민 판다 푸바오와 그를 정성껏 돌본 사육사들의 이야기인 ‘안녕, 할부지’부터 1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그리고 추석 연휴 효도 상품으로도 손색없는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티디움’이다.
‘안녕, 할부지’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 3개월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푸바오가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따스한 위안을 줬는지, 그 일이 가능하기까지 사육사들이 얼마나 푸바오와 그 가족을 정성껏 돌봤는지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꼭 푸바오를 좋아한 팬이 아니어도, 동물과 인간이 나누는 깊은 교감과 무한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최적의 선택이다. 지난 4일 개봉해 12일까지 누적 관객 18만713명을 동원했다.
‘사랑의 하츄핑’에 대한 유명세를 접했지만 아직 자녀와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추석 연휴를 노릴 수 있다. TV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해 극장판으로도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지난 8월7일 개봉해 한달 넘도록 장기 흥행을 잇고 있다. 12일까지 누적 관객 95만1237명이다.
가수 임영웅의 공연 실황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티디움’은 추석 연휴 동안 노래를 따라부르는 싱어롱 상영으로 관객을 또 한번 공략한다.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왕십리 CGV 아이맥스 스크린에서 매일 3회차씩 이뤄지는 싱어롱 상영회는 지난 5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 임영웅의 첫 스타디움 공연을 채운 여러 히트곡을 직접 따라 부르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이미 대다수 팬들이 공연 실황 영화를 관람했지만 싱어롱 상영이라는 특별한 이벤트에도 동참하기 위해 발 빠르게 예매를 마치면서 회차별로 10~20석만 남기고 대부분 좌석이 판매됐다.
입소문은 접했지만 아직 보지 못한 영화를 챙겨볼 수 있는 기회도 추석 연휴이다.
레전드 SF 호러를 잇는 새로운 이야기 ‘에이리언: 로물루스’ 역시 추석 연휴 동안 극장 상영을 이어간다. 시리즈를 보다 젊은 감각으로 완성하고, 섬뜩한 공포까지 자극하는 영화로 호평받으면서 지난 8월14일 개봉 이후 12일까지 누적관객 187만8090명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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