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결론은 그룹 뉴진스가 돌아오기 힘든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사실이다.
뉴진스가 11일 에정에 없던 기습 라이브를 통해 사실상 하이브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다양한 메시지가 나왔지만, 결국 핵심은 뉴진스 멤버들이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오는 25일까지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 등 어도어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민희진 전 대표와 하이브 간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난 이래 법원에 민 전 대표의 해임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각종 시상식에서 민 전 대표 지지 발언을 이어온 뉴진스 멤버들이 경영권 분쟁에 전면 등판한 것이다. 이는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즉각 전속계약 해지 분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하이브가 뉴진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뉴진스의 향후 대응은 전속계약 해지를 위한 법적 분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 이어 또 한 번 세기의 전속 계약 분쟁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앞서 어트랙트(대표 전홍준) 소속 그룹 피프티 피프티는 데뷔곡 ‘큐피드’가 미국 빌보드 17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차트에서 눈부신 성과를 보이자, 돌연 소속사 어트랙트에 대해 정산이 불투명하고 부실한 대우를 받았다는 등의 이유로 같은해 6월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중앙지법) 신청하고 8월엔 전홍준 대표에 대해 배임 고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프티 피프티의 가처분 신청은 물론, 항고마저 기각했다. 소송 4개월만에 멤버 키나는 어트랙트로 복귀했고, 어트랙트는 더기버스 및 피프티 피프티 기존 멤버에게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 중이다.
뉴진스의 경우에는 하이브가 멤버별로 연간 50억원 가량의 정산을 했다는 점이 차이를 가진다. 휴식여건 보장을 포함해 자원 지원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기 어렵다. 그리고 이는 해석에 따라 민희진 전 대표의 관리 역량에 대한 문제 제기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법적 분쟁의 포커스는 ‘따돌림’이나 ‘민 전 대표의 복귀’ 등 하이브와의 신뢰 파탄 부분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민희진 전 대표는 지난 4월 25일 첫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탈취 의혹을 해명하면서 “피프티 피프티 사건이 선례로 남지 않았나. 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고 항변한 바 있다. 하지만 사태는 흡사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5월 30일 가처분 재판부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의 지배범위를 이탈하려하고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 분명해보인다”고 판시하며 민 대표의 뉴진스에 대한 불법적 템퍼링 시도를 공식화 한 바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이 과정에서 불가피한 아티스트(IP)의 가치 훼손이다. 업계에서 갈등 상황에 아티스트를 앞세우는 것은 ‘금기’시 되는 일이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으로 평가 받아야하는 아티스트들이 분쟁의 전면에 나섬으로 가치 훼손이 일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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