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선희가 결혼 10개월 만에 떠나보낸 남편 고(故) 안재환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지난 감정을 쏟아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들어볼까’에는 ‘개그우먼 정선희,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정선희는 결혼 10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남편 안재환을 언급하며 “결혼을 통해 아버지에게 받지 못했던 평화를 온전히 찾고 싶었다. 평화로운 가정을 영위하며 내가 못 받았던 것들을 다 받을 거라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결혼 후에야 한 사람의 영혼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무게감을 느꼈다는 정선희는 “‘이 사람이 살아온 발걸음이 모두 내게 오는 구나, 이 사람의 가족들까지 오는 거구나’ 싶었다. 결혼 후 어려움도 있었지만 극복 못 할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편이 금전적인 문제로 엄청난 우울감을 겪고 있었고, 그 문제가 남편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렇기에 결혼 10개월 만에 안재환이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말도 안 돼.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이러면서 현실을 부정했다”며 실종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당연히 올 거라고 생각했다. 당시 돈이 마련되지 않아서 불화가 있었는데 ‘내가 돈이 있는데도 안 빌려줬다고 오해했나? 그래서 나한테 복수하나?’ 유치하지만 이런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정선희는 또 “남편은 사업하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가 입을 이미지 타격을 생각하면 내가 숨겨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들어오면 바가지를 있는 대로 긁을 거야’ 이런 가벼운 마음 뿐이었다. 결코 이런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남편의 죽음 이후, 정선희를 향해 달려든 건 죄책감이었다. 그는 “‘내가 돈을 마련해주지 않아서일까, 그때 쌀쌀맞게 얘기해서인가’ 내 모든 행동에 대한 복기가 시작됐다. 이게 피를 말렸다”면서 “그러면서 문득 이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이 왔다. 신혼 10개월이면 한참 사랑하는 시기 아니냐. 아무리 부부싸움을 해도 사랑한다는 마음이 지배할 때인데, 보고 싶다는 마음과 슬픔이 뒤죽박죽 엉켜 있었다”고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심지어 당시는 안재환의 죽음을 두고 유언비어가 돌기도 했다. 정선희는 “‘나 때문이다, 둘이 납치됐는데 나만 돈을 주고 풀려났다’ 이런 유언비어가 실제 기사로 나갔다. 사정을 뻔히 아는 사람들도 의혹의 눈초리로 보는 것 같았다. 마치 가해자의 선상에서 취조당하는 느낌이었다”면서 “나는 유가족의 권리조차 없었고, 그 사람의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명해야 했다. 너무 쓸쓸했고 외로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한편 고 안재환은 결혼 1년여 만이었던 지난 2008년 9월 8일 세상을 떠났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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