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서 위대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수락했어요. 안중근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 땅에 뿌리 내린 모든 사람들, 모든 독립군들의 이야기입니다.”
배우 현빈이 영화 ‘하얼빈'(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소화한 안중근 의사 역할을 맡은 이유에 대해 밝혔다. 현빈은 10일(한국시간)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 이벤트인 ‘인 컨버세이션 위드'(In Conversation with)에 참여해 역사 속 인물인 독립투사 역할을 소화하는 데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하얼빈’은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분에 초청돼 두 차례 공식 상영했고, 현빈은 연출자인 우민호 감독 및 배우 이동욱과 현지를 찾아 작품을 처음 공개했다. 특히 두 주연 배우가 그동안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면서 전 세계 한류 열기를 지핀 스타들인 만큼 공식 행사에 나설 때마다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지난 9일 열린 첫 공식 상영 당시 레드카펫에 이어 10일에도 팬들이 현빈과 이동욱을 보기 위해 현장에 모였다.
배우들과 감독은 인 컨버세이션 위드 행사에서 작품을 완성한 과정을 이야기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까지 어렵게 기회를 만든 독립 투사들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 첩보 드라마다. 이동욱은 안중근 의사와 협력하는 이창섭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역사에 기록된 독립 투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작업 과정은 배우들에게 각별한 경험은 안겼다.
현빈은 비단 독립 운동가들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영화임을 강조하면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동욱은 “안중근이라는 위대한 인물의 작품에 작은 역할이라도 출연하고 싶었다”며 “영화에서 아예 색다른 모습을 작정하고 준비했다”고 돌이켰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과 전혀 다른 모습을 예고한 이동욱의 발언으로 개봉을 기다리는 국내 관객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동욱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군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현빈 역시 혹독한 촬영 과정을 돌이키면서 “영화제에 함께 하지 않았지만 ‘하얼빈’의 동지들인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이 없었더라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며 든든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하얼빈’은 앞서 ‘내부자들’과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 등 굵직한 현대사의 이야기부터 부패한 권력을 파헤치는 영화를 다양하게 소화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영화화한 감독은 “나치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서양에서 꾸준히 나오듯이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에 대한 이야기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 ‘하얼빈’을 촬영하면서 되새긴 말”이라고도 밝혔다.
‘하얼빈’의 투자배급사 CJ ENM에 따르면 인 컨버세이션 위드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현빈과 이동욱을 보기 위해 현지 팬으로 이뤄진 인파가 현장에 몰렸다. CJ ENM은 “행사장에 모인 팬들의 모습이 두 배우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며 “영화제 프로그래머 아니타 리의 진행으로 이뤄진 행사에서 배우들과 감독은 ‘하얼빈’에 관한 깊은 이야기와 한국영화 산업에 관련된 댜화를 나눴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얼빈’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총 두 차례 공식 상영했다.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면서 영화와 주연 배우들을 향한 관심을 드러냈다. ‘하얼빈’은 12월 국내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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