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 ‘탈주’ ‘파일럿’, 올해 여름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의 공통점이 있다. 상영시간이 2시간을 넘지 않는다. 숏폼의 유행이 영화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걸까.
10일 영상물등급위원회 사이트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각 영화들의 상영시간은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101분, ‘탈주'(감독 탈주·제작 더램프) 94분, ‘파일럿'(감독 김한결·제작 쇼트케이크) 111분이다.
이 영화들을 포함해 ‘파묘'(감독 장재현·제작 쇼박스)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제작 빅펀치픽쳐스) ‘인사이드 아웃2′(감독 켈시 만) 등 올해 흥행 톱10 영화들의 평균 상영시간은 117분이다. 이는 2023년 상위 10위권 영화 136분, 2022년 상위 10위권 영화 133분보다 15분 이상 줄어든 시간이다.
‘핸섬가이즈’ ‘탈주’ ‘파일럿’뿐 아니라 흥행에는 실패를 했지만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제작 퍼펙트스톰필름) 100분,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제작 CJENM스튜디오) 96분, ‘필사의 추격'(감독 김재훈·제작 콘텐츠지) 109분, ‘늘봄가든'(감독 구태진·제작 바이어스이엔티) 90분으로 최근 개봉 영화들의 상영시간은 100분 내외였다.
여기에 손석구가 주연하고 제작에 참여한 단편영화 ‘밤낚시'(감독 문병곤·제작 스태넘)는 지난 6월 단돈 1000원에 개봉해 4만6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했다. ‘밤낚시’의 주 관객층은 20~30대(CGV 연령별 예매 분포)로 젊은 세대의 기호와 취향을 공략하는데 적중한 것이다.
최근 개봉 영화들의 상영시간 감소와 ‘밤낚시’의 시도는 넷플릭스 등 OTT 콘텐츠와 틱톡·쇼츠·릴스 등 점점 더 짧은 형태의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젊은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영화계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밤낚시’에 대해 손석구는 ‘스낵무비’라고 칭하면서 “훨씬 더 문학적이고 작가적인 주장이 많이 들어가는 단편영화와는 다르게 대중 친화적이고 대중을 위한 상업영화로서의 기능을 하는 숏폼 영화”라고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제작된 영화임을 설명했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짧은 동영상 콘텐츠가 인기인 것은 사실이나, 상영시간이 긴 영화가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1191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1위를 기록한 ‘파묘’는 134분, 지난해 1185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1위를 기록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41분으로 2시간을 훌쩍 넘는다. 두 영화는 재미와 볼거리만 있다면 긴 상영시간은 흥행에 문제가 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 ‘베테랑2’은
그런 가운데 오는 13일 올해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베테랑2′(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이 개봉한다. 연쇄살인범을 쫓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황정민)과 신입 형사 박선우(정해인) 그리고 강력범죄수사대의 이야기를 그린 ‘베테랑2’의 상영시간은 118분이다.
‘베테랑2’의 상영시간은 2023년 ‘밀수’ 129분, 2022년 ‘모가디슈’ 121분, 2017년 ‘군함도’ 132분, 2013년 ‘베를린’ 120분으로 지난 10년간 류승완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한다. 이 영화의 전편인 ‘베테랑’ 123분보다도 짧다. ‘베테랑2’가 ‘파묘’ ‘범죄도시4’ ‘핸섬가이즈’ ‘탈주’ ‘파일럿’의 흥행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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