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용 영화의 속편을 만드는 건 처음인데,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2편 제작까지)시기가 오래 걸린 것일 수도 있겠네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베테랑2′(제작 외유내강) 언론시사회 후 기자회견에서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이 이같이 말했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베테랑2’는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의 후속편이다.
‘베테랑’은 행동파인 서도철 형사(황정민)가 안하무인에 유아독존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와 한판 대결을 펼친 작품이다. 선과 악의 명확한 대결과 시원한 액션 등으로 무려 134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동원했다.
1편의 성공 이후 2편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정작 ‘베테랑2’가 개봉하기까지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날 배우 황정민 또한 “2편이 이렇게 오랫동안 제작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1편이 워낙 잘 돼서 2편도 곧 들어갈 거라고 봤는데 여차여차하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고 말말했다.
준비 기간이 오래 걸렸지만 ‘베테랑2’에 출연한다는 황정민의 의지는 확고했다.
“서도철은 제 마음 한편에 두고 있었습니다. 감독님과 얘기도 나눴기에 2편을 해야 한다는 믿음도 있었고요. ‘2편이 이렇게 오래 걸렸어?’가 아니라 ‘벌써 나왔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 사법체계의 허점, 사이버 렉카 등 전면에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다’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박선우 형사(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내용이다.
영화는 황정민을 비롯해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까지 ‘베테랑’의 강력범죄수사대가 돌아왔음을 강렬하게 알리며 활짝 문을 연다. 그렇지만 ‘베테랑2’는 곧바로 전편과는 다른 색을 드러낸다.
1편이 선과 악의 명확한 대결을 통해 범죄오락영화로서 큰 카타르시스를 안겼다면, 2편은 ‘솜방망이 처벌’ 등 사법체계의 허점, 사이버 렉카(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부 유튜버를 지칭하는 용어) 등이 녹아들었다.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를 ‘베테랑2’로 과감하게 끌어온 류승완 감독은 “전작이 빌런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빌런이 누구야?’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베테랑2’는 빌런이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다. 어떤 행위와 그 행위에 따른 여파가 중요한 작품”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선과 악의 대결보다 정의와 신념이 충돌하는 구도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면서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속 시원해하거나 해답을 가지고 가는 것보다 토론해 볼 만한, 질문거리를 가지고 극장을 나서길 바랐다”고 밝혔다.
● 정해인의 존재감…궁금증 증폭
‘베테랑2’ 속 정의와 신념의 싸움에는 정해인이 존재한다. 극중 정해인은 막내 형사로 새롭게 합류했다.
2편의 주연으로 정해인의 출연이 결정되면서 전편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악역 조태오와 비슷한 역할이지 않을까 예상됐다. 하지만 형사 역할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일었다.
정해인은 “액션이 많아서 육체적인 피로도 있었지만 그보다 힘들었던 건 정해인으로서 박선우를 이해하고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들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장에서 감독님과 계속 얘기를 나누며 내린 결론은 ‘너무 명쾌하게 답을 내리려고 하지 말자’였다”면서 “(박선우는)내가 믿고 있는 신념이 맞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올인하는 인물이고 그렇게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조태오 역할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전편과 다른 느낌의 인물이기 때문에 캐릭터적인 부담은 없었지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에 제가 합류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은 있었다”고 고백했다.
‘베테랑’이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베테랑2’의 흥행에 대한 기대 역시 높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류 감독은 “숫자를 목표에 두면 저만 괴롭다”면서 “중요한 건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하러 온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고 그 마음 안에 영화가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흥행, 숫자에 대한 강박을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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