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와 푸덕이들이 합심해 극장가에서 새로운 기록 탄생을 이끌었다. 4일 개봉한 ‘안녕, 할부지’가 역대 극장 개봉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처음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국내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와 그를 정성껏 돌본 사육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감독 심형준, 토마스 고·제작 에이컴즈)가 개봉 첫날 3만9558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하면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가운데 한국영화 및 다양성영화 부문으로 분류해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은 있었지만 전체 집계에서 정상을 차지하기는 최초다. 같은 날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새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2만1788명을 모아 2위에 올랐다.
‘안녕, 할부지’는 에버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푸바오와 그의 탄생부터 성장 과정을 함께 한 사육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95분 분량의 영화다. 자이언트 판다 보호 협약에 따라 지난 4월3일 중국으로 떠난 푸바오가 팬들 및 사육사들과 보낸 마지막 3개월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푸바오 팬덤을 지칭하는 ‘푸덕이’의 뜨거운 관심 속에 영화 제작이 이뤄졌고, 개봉 첫날 의미있는 기록까지 달성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단연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봉 첫날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성과다. 매년 다양한 소재의 다큐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하지만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적은 없었다. 그만큼 푸바오 영화에 관심이 집중된 결과이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는 상황에 등판해 관객의 시선을 선점한 전략도 주효했다.
다만 개봉 당일 관객 수 집계로 본다면 ‘안녕, 할부지’의 성적은 1위가 아니다. 지난 2017년 5월25일 개봉한 ‘노무현입니다’는 개봉 당일 7만8580명을 동원해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개봉일 최고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의 누적 관객은 185만명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대작 등 블록버스터와 스타들을 내세운 상업영화 등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개봉 초반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 2014년 11월27일 개봉해 최종 관객 480만명을 동원한 역대 다큐 최고 흥행작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역시 개봉 당일에는 8607명을 모았을 뿐이다.
그 보다 먼저 다큐 열풍을 일으킨 2009년 개봉 영화 ‘워낭소리’는 개봉일 1091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에 대한 입소문이 확산하고 폭넓은 연령대의 공감을 이끌어 내면서 최종 293만명 동원에 성공했다.
‘안녕, 할부지’는 ‘노무현입니다’ 개봉일 스코어보다는 낮지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와 ‘워낭소리’를 비롯해 최근 흥행한 다큐 영화인 ‘그대가 조국’의 2만445명(누적 33만명), ‘건국전쟁’의 5411명(누적 117만명)의 기록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성적을 나타냈다. 국민 판다로 불린 푸바오를 향한 관심과 푸바오를 다룬 첫 번째 영화라는 희소성에 팬덤이 초반부터 집결한 결과다.
● 동물과 인간의 대가 없는 교감 감동
영화는 푸바오와 그 가족인 아이바오와 러비오,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모습을 두루 담고 있다. 하지만 대나무 줄기를 아삭아삭 씹어 먹고 둥근 몸짓으로 눈밭을 구르는 푸바오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그를 정성껏 돌보면서 깊이 교감하는 사육사들의 진심 어린 모습이다.
주키퍼로 불리는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와 그 쌍둥이 동생의 탄생부터 시작해 많은 팬들과 푸바오가 더 깊이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걸 쏟아 붓는다. 동물을 대하는 순수하고 진심 어린 마음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안녕, 푸바오’가 단지 푸바오의 인기에 기댄 작품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넘어 동물과 인간의 대가 없는 교감으로 가치를 더한 배경도 이들 사육사들의 헌신적인 모습에서 비롯된다.
개봉 이틀째인 5일 오전 10시 현재 ‘안녕, 푸바오’는 예매율 9.2%, 예매관객 3만2320명을 기록하고 있다. 13일 개봉하는 ‘베테랑2’에 이은 2위다.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한 성과에 힘입어 첫 주말인 6일부터 8일까지 푸덕이들의 운집과 함께 자녀와 극장을 찾는 가족 단위 관객의 발걸음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주 연속 1위를 지킨 ‘에이리언: 로물루스’와 신작 ‘비틀쥬스 비틀쥬스’와의 3파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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