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와 손담비의 엄마는 모두 20살에 가장이 되었다.
4일 방영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이하 ‘아빠나’)에서 손담비와 손담비의 엄마가 서로의 상처를 마주했다. 자식이 벌어온 돈을 쓰는 것에 극도로 예민해 버럭버럭 화를 냈던 손담비 엄마는 사실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손담비 엄마는 손담비에게 “엄마는 (네게 생활비 받을 때마다) 마음이 쓰리다. 자식한테 벌레처럼 붙어서 사나 싶다”고 토로했는데, 이는 자신이 20살에 가장이 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손담비 모녀는 함께 시장 나들이를 하러 갔다. 그곳에서 손담비는 엄마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엄마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손담비 엄마는 “20살 때부터 10년 가까이 일을 했다. 30살에 그만뒀다. 결혼해서 일을 그만뒀다. 그 당시 여자는 결혼과 동시에 아무것도 하면 안 됐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손담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어 “아버지가 59세에 아파서 돌아가시고 처녀 때 동생 셋을 공부시켜야 하니까 일했다. 동생들 다 고등학교까지 누가 보내겠나. 가장이 됐다”고 밝혔다. 손담비는 “이게 무슨 데자뷔야. 왜 나랑 똑같냐”고 말했다.
손담비 엄마는 자신처럼 가장의 짐을 짊어졌던 딸을 떠올리며 “지금 생각하면 ‘대물림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다”며 “늘 마음이 아프다. 그 말만 하면 머리가 멍해진다. ‘왜 내가 딸에게 짐이 돼 살아야만 하나’ 생각해 보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린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10~20년 산다고 하면 어떻게 딸 짐을 덜어줄까 그게 제일 숙제다”라고 덧붙였다.
“이제야 엄마를 이해하게 됐다”라고 말한 손담비는 “저는 그동안 엄마가 (가장의 무게를) 절대 모르실 거라 생각했다”라고 울컥해 하는 모습이다. 손담비도 아픈 아빠를 대신해 20살부터 가족을 부양하며 가장 역할을 해왔다.
한편 손담비는 2007년 싱글 앨범 ‘Cry Eye’로 데뷔해 ‘미쳤어’, ‘토요일 밤에’ 등의 대표곡을 남겼다. ‘빛과 그림자’, ‘나 혼자 산다’, ‘가족끼리 왜 이래’ 등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박채아 에디터 / chaeA.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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