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임애지의 몸무게는 54kg이다. 그런데, 내달 열리는 전국체전 복싱 경기에서 체급 54kg의 경기는 없다. 남자의 경우 체급은 10개로 세분화돼 있으나 여자는 51kg, 60kg, 75kg이 전부다.
4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임애지는 “현재 54kg이라서 60kg으로 증량을 하고, 국내 대회가 끝나면 다시 (국제대회 준비를 위해) 54kg로 감량해야 한다“라며 “10년 전부터 체급 세분화 얘기가 나왔었는데, 결국 이번에도 생기지 않았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100g, 200g에도 목숨을 거는 상황에서, 매번 대회마다 몸무게를 맞춤형으로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임애지는 “빼고 찌고를 반복하다 보니까 호르몬 불균형으로 건강이 너무 안 좋아지더라“며 “어느 순간부터는 운동선수 아닌 사람 임애지의 삶을 생각했을 때, 만약 임신을 못 하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더라“고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사람이 없어서 체급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사실은 체급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포기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임애지는 “이 문제를 메달 따서 꼭 얘기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동메달 확정 후에 얘기했었다”라고 덧붙였다.
복싱협회는 임애지의 발언 이후 오는 10월 전국체전 복싱에서 여자 고등부를 신설키로 했으며, 임애지의 요구 사항인 여자부 체급 세분화는 내년 전국체전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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