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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개봉하는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1988년작 ‘비틀쥬스’의 속편이다. ‘비틀쥬스’는 36년전 당시만 해도 ‘미완의 대기’였던 팀 버튼 감독을 1990년대 컬트 영화의 대표 작가로 이끌어준 도약의 발판이었다.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 대신 ‘유령수업’이란 제목으로 비디오로만 출시돼 영화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1958년생 개띠로 어느덧 60대 중반을 넘기며 다소 얌전해진 버튼 감독으로서는 속편의 영화화를 결심하기가 꽤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된다. 혈기왕성했던 시절의 뒤틀린 유머와 짖궂은 광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아마 큰 고민거리였을텐데, 결과적으로는 내심 ‘연출하기 잘했다’ 싶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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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과 소통하는 능력 탓에 힘든 청소년기를 보낸 영매 ‘리디아'(위노나 라이더)와 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는 할아버지 ‘찰스’의 죽음으로 시골 마을 이주를 결심한다. 엄마가 늘 못마땅한 ‘아스트리드’는 우연히 만난 한 청년에게 호감을 느낀다. 핼러윈을 맞아 청년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은 ‘아스트리드’는 알고 보니 유령인 청년의 유혹으로 저 세상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 사실을 안 ‘리디아’는 딸을 구하기 위해 자신과 여전히 결혼하고 싶어하는 색골 유령 ‘비틀쥬스'(마이클 키튼)를 소환한다.
연출자는 물론 ‘비틀쥬스’ 역의 마이클 키튼과 ‘리디아’ 역의 위노나 라이더 등 전편의 주역들이 다시 힘을 합쳤다는 점에서 우선 반갑다. 여기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부지런한 연기파 배우로 평가받는 윌렘 대포와 모니카 벨루치가 새로 가세해 나름 최강의 진용을 자랑한다.
버튼 감독 특유의 밉지 않은 장난기와 위악적인 익살, 파격적인 비주얼은 배우들의 호연과 맞물려 모처럼 빛을 발한다. 전작인 ‘거울나라의 앨리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덤보’ 등을 거치며 너무 순해졌다는 팬들의 비판을 의식했다기 보다는, 초심을 찾고 싶어한 연출자 본인의 의지가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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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내적으로는 죽음을 새로운 삶의 즐거운 출발로 바라보게 된 연출자의 태도 변화도 눈에 띈다. 극중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교통 수단인 기차 ‘소울 트레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망자들의 흥겨운 군무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냉소적인 시선으로 죽음을 다루고 대하던 이전과 달리, 한결 따뜻해진 마음씨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른바 ‘시네필’ 출신의 중장년층에게는 어렸을 적 코드가 잘 맞았던 친구와 재회했을 때와 비슷한 기쁨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그러나 20~30대를 상대로는 얼마나 어필할 지 미지수다. ‘비틀쥬스…’처럼 36년만에 제작된 속편이지만, 전편의 주요 포인트들을 영리하게 녹여내고 되살리는 방식으로 전편을 모르는 젊은 관객들까지도 대거 끌어들인 ‘탑건: 매버릭’과 경우가 달라 보인다. 전편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재미도 반감될 수 있다는 게 흠이다.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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