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프리즈 서울 개막을 앞두고 관련 소식이 한창인 2일, 지드래곤과 퍼렐 윌리엄스의 협업 아트 옥션이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렸습니다. 정확히는 지드래곤과, 퍼렐 윌리엄스가 설립한 세계 최초 디지털 경매 플랫폼 주피터(JOOPITER)의 컬래버레이션입니다. 매년 프리즈 서울을 기념해 파라다이스 시티가 개최하고 있는 ‘파라다이스 아트 나이트’의 일환이기도 하고요.
주피터는 문화적 가치가 높은 아이템을 좀 더 대중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각종 플랫폼을 이용해 세심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데요. 이번 〈낫띵 벗 어 ‘G’ 탱: 지드래곤의 예술과 아카이브(Nothing but a ‘G’ Thang: The Art and Archive of G-Dragon)〉도 그렇습니다. 문화 예술계 아이콘 지드래곤이 소장 중인 패션, 현대미술, 디자인 오브제와 기념품 등 소장품들이 전시되죠. 이번 경매를 위해 지드래곤이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예술 작품들도 경매에 올랐어요.
2일 선공개된 옥션에서는 약 20점의 작품들이 공개됐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지드래곤이 제작한 가죽 재킷입니다. 얌전한 앞부분과 달리 뒷부분은 지드래곤의 예술혼(?)이 잔뜩 담겨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자신이 등장하는 매거진 〈LIFE〉 표지를 재킷 뒷부분에 콜라주하고, 컷아웃된 목 부분에는 그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의 상징인 데이지 패치를 노출했습니다. 또 독일 사상가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한 인간상, ‘초인’을 일컫는 ‘Übermensch’가 재킷 하단에 페인팅돼 있네요.
이번 옥션은 소문만 무성했던, 지드래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다수 선보였어요. 그 중 〈Para-Noise〉는 가로 279cm, 세로 125cm의 크기를 자랑하며 보는 이들을 압도합니다. 직선으로 뻗어 나가는 소음의 파동이 탁한 빛깔과 거친 터치로 표현돼 있어요. 이처럼 질감을 중시한 작품들도 많지만, 살바도르 달리와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이 지드래곤의 손에서 다시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그가 페인트, 마커, 테이프와 스티커로 꾸민 플라스틱 스툴과 사다리도 눈길을 끌고요.
지드래곤이 그간 솔로로서, 그룹으로서 내놓은 음반과 관련한 작업들도 보입니다. 2017년, 솔로 앨범 〈권지용〉을 만들며 그린 〈Middle Fingers Up. 2019〉이 드디어 실물로 공개됐습니다. 이 작품은 ‘피스마이너스원’ 웹사이트 론칭 당시 배경으로 사용된 2개의 이미지 중 하나였는데요. 아크릴, 스프레이 페인트 및 캔버스의 콜라주로 구성돼 지드래곤의 광범위한 예술적 반경을 짐작케 했습니다. 또 〈쿠데타〉 앨범 재킷에 사용하기 위해 OWVBICS에게 의뢰했던 복면 이미지들도 반갑게 다가오는군요.
권오상 작가가 2015년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PEACEMINUSONE: Beyond the Stage)〉에서 처음 내놓았던 〈무제의 G-Dragon, 이름이 비워진 자리〉도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조명됐습니다. 이 작품은 2022년에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에도 선을 보인 적이 있죠. 지드래곤의 얼굴을 한 천사가 똑같은 얼굴의 악마를 공격하는 모습은 그 안에 존재하는 선과 악을 직유합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브랜드, 작가들과 지드래곤이 협업 혹은 창작을 통해 만들어낸 작품들이 〈낫띵 벗 어 ‘G’ 탱: 지드래곤의 예술과 아카이브〉에 가득했습니다. 그가 2015년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를 통해 미술 저변 확대에 일조한 것처럼, 지드래곤은 이번 협업 옥션에서도 대중이 좀 더 쉽게 미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네요. 전시되는 작품들은 3일 하루 동안 파라다이스 시티 내부 아트하우스에서 일반 관객들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지드래곤이 직접 커스터마이징해 제작한 예술 작품들은 오는 10일까지 주피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됩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아카이브의 소유자, 지드래곤은 “내 인생에 있어 매우 흥미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이 순간,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과거를 되돌아 보고 있다”라며 “주피터는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동안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완벽한 파트너”라고 설명했어요. 그와 함께 등장한 퍼렐 윌리엄스는 “지드래곤은 음악, 패션, 예술, 디자인 분야에서 끊임 없이 창의력을 발휘하며 나에게 항상 영감을 주는 친구”라며 “주피터를 통해 지드래곤의 아카이브를 선보일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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