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살고 싶어서 무속인이 됐다.
1986년부터 1994년까지 방영됐던 화제의 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의 귀여운 마스코트 순돌이 역을 맡은 배우 이건주가 무속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사랑스러운 아역배우로 각인된 배우가 갑자기 무속인이라니, 사람들은 당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대체 왜 무속인의 삶을 선택한 것일까.
2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이건주는 “살고 싶었다. 일이 좀 안 풀렸다. 차라리 방송이라도 많이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많이 하면, 정신없이 지내니까 그나마 잊어버리고 털어낼 수 있는데”라며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아역배우들이라면 꼭 겪는 성장통을 겪은 것. 성인 연기자로서의 변신이 쉽지 않았다. 결국 일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고, 계속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는데.
그렇게 세월을 허무하게 많이 보내며 우울증을 2년 정도나 앓았다는 이건주.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이건주의 귓가에 방울 소리가 들리고, 여자 둘이서 속닥속닥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겨우 잠에 들면 꿈속에서는 누군지 모를 할아버지들이 나타나 자신을 바라봤고, 갑자기 큰 나무 막대기로 이마를 탁! 때리면서 ‘일어나야 한다’고 소리를 질렀다는데.
이건주는 결국 신병을 앓았고,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내림을 받았다. 이건주는 “외증조할머니부터 고모까지, 원래 무당 집안이다. 할머니도 (무당을) 하셔야 했는데 거부하셨고, 그게 나한테 온 것”이라며 자신의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이건주는 신내림 덕분에 편안함을 되찾았다. 그는 “이제 잠도 잘 잔다. 행복하고 좋다. 신령님 생각하면 기분도 좋다”라며 기뻐했는데. 그는 주변에서 “이제 하다 하다 무당한다고 관심 끄네”, “돈 편하게 벌겠다”라는 악플을 받기도 하지만, 힘냈으면 좋겠다는 글들도 많이 봐서 열심히 살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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