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는 집에서 노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계발서 한 권을 읽은 후 남편은 ‘각성’했다. 새벽 4시 40분에 아침을 시작하는 남편은 자신과 똑같이 ‘갓생’을 살지 못하는 가정주부 아내를 답답해했다. 남편은 아내의 모든 것을 감시하고, 많은 일들을 강요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돈 관리, 다이어트, 영어 공부, 독서, 블로그 쓰기 등 자기 계발을 강요했다. 아내는 현재 163cm에 50kg. 정상체중인데도 옆에서 계속 뭘 먹을 때마다 “어렵게 뺐는데 다시 찌는 거 아냐? 나보다 더 먹는 것 같아. 그렇게 먹으면 계속 찌는 거야”라고 폭언을 내뱉는 남편. 현재도 몸 관리를 위해 항상 몸무게를 재고 그걸 또 남편에게 검사받는 아내의 모습에도 남편은 “주 4회 6km 러닝을 하며 다이어트 도와주는 남편이 어디 있냐?’며 역정을 부렸다.
남편은 아내를 ‘노는 사람’으로 바라본다. “지금 노는 엄마가 어디 있냐. 주변 엄마들은 다 일하지 않냐. 첫째는 알아서 씻고, 빨래는 세탁기가 돌리지 않냐. 그게 바쁘다고 아내는 아무것도 안 한다. 나는 아내가 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가정주부 무시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남편. 이에 박하선이 결국 참지 못하고 “애도 돌보고 집안일하는데 어떻게 노는 사람이냐’며 되받아쳤는데.
서장훈도 “그럼 낮에 나가서 알바라도 하라는 거냐. ‘요즘 일 안 하는 엄마가 어디 있어’라고 하면 아내 입장에서는 “너 나가서 돈 안 벌어오니’로 들린다”며 황당해했다. 남편은 “그게 아니라 무언가 도전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시간을 가정주부로 살 것인가, 자기 계발할 것인가(의 의미)”라고 해명했으나 박하선은 “가정주부가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냐. 가정주부로 남으면 왜 안되냐”고 일침을 던졌다. 지켜보던 진태현도 “내가 원하는 아내의 모습으로 가두려는 것으로만 보인다”며 지적했다.
아내의 눈은 길을 잃은 듯이 공허하다. 그는 이미 이런 남편의 가스라이팅 발언에 포기한 듯이 말을 따랐다. 4년 전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를 떠나보낸 뒤 삶의 의욕을 잃고 우울증이 극심해진 아내는 나쁜 생각까지 했지만, 아이들을 위해 참았다고.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우울증이라는 사실 자체를 믿지 않았다. “약을 먹어야 할 수준”이라고 말해도 그 정도 아니라며 고집불통인 남편과 공허한 아내는 과연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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