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시장에서 텐트폴 영화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8월 마지막 주에 돌입하며 올해 여름시장도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텐트폴 영화들의 흥행 부진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6월21일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하이재킹’은 비행기 납치 사건을 그린 영화로 177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7월12일 개봉한 이선균 주연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는 붕괴 위기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68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두 영화 모두 순제작비 100억원대 영화로 제작비 회수에 실패했다.
지난 14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는 영화로 10·26 재판을 영화화한 ‘행복의 나라’ 역시 100억원대 제작비를 들여 만든 대작인데, 27일까지 64만명을 모았다. 개봉 3주차 평일 관객 수가 1만명대로 감소하며 고전하는 모습이다.
2022년과 2023년 여름시장에 이어 올해 여름시장에서도 텐트폴 영화들이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입지를 잃고 있다.
2022년 외계인 죄수와 인간의 대결을 그린 ‘외계+인 1부’가 154만명, 비행기 내부에서 감염병이 발생하는 이야기를 그린 ‘비상선언’ 205만명을 모았다. 2023년에는 달에 고립되는 우주대원을 구하는 이야기를 그린 ‘더 문’이 51만명, 납치당한 동료 외교관을 구하는 이야기를 그린 ‘비공식작전’이 105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네 작품 모두 200억원 이상의 영화로 손익분기점에 턱없이 못 미쳤다.
텐트폴 영화들이 부진하는 사이 손익분기점이 200만명 안팎인 중급영화의 활약은 돋보였다.
제작비 100억원 미만의 영화인 ‘핸섬가이즈’ ‘탈주’ ‘파일럿’이 그 예다.
집안에 깃든 악령을 퇴치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6월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는 177만명을,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탈주하는 북한 병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7월3일 개봉한 ‘탈주’가 255만명을 모았다. 해고당한 파일럿의 위장 취업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파일럿’은 429만명을 모으며 올해 여름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7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서 중급 영화의 활약을 의미를 두며 “여름 성수기가 곧 한국 대작 영화의 수확기라는 기존의 흥행 공식과 배급 패턴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감염병 사태 이후 극장가에 나타난 변화의 조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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