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타자의 공을 맞자 얼굴을 부여잡은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갔다. 응원의 열기로 가득했던 경기장 분위기는 일순간 정적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해졌다. 경기를 지켜보던 관객도, 중계를 보던 시청자도, 함께 경기장에 있었던 동료, 감독, 코치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지난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네일은 6회 말 타자 맷 데이비슨이 친 공에 얼굴을 맞았다. 팀의 1선발 투수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선두를 지키던 기아타이거즈의 걱정도 커졌다.
부상을 걱정하는 팬들을 위해 네일은 25일 인스타그램에 병상에 누워 있는 엄지척 하는 모습의 사진을 올렸다.
네일은 “저에게 많은 걱정과 기도를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수술을 잘 끝났고 이제는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네일은 병원에서 턱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고, 다음날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네일을 한국시리즈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하고 수술실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타이거즈는 유튜브에 ‘다시 힘내봅시다! 우리의 내일도, 네일의 내일도 파이팅’이라는 제목의 네일에게 보낸 영상 편지를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네일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아 선수 동료들의 영상 편지가 담겼다.
양현종은 “우선 같은 동료로서 너무 아쉽고 시즌 치르는 동안 로테이션 빠지지 않고 정말 꾸준히 힘든 내색 안 하고 던져줘서 같은 선발 투수로서 너무 고맙다”며 “우리가 반드시 열심히 해서 한국 시리즈 올라가서 제임스 자리 놔둘 테니까(비워둘테니까) 재활 잘하고 항상 우리 팀 생각해 줬으면 좋겠고 우리도 마찬가지로 제임스 생각하면서 시합에 임하고 마지막까지 끝까지 할 테니까 꼭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우는 “네일이 던졌을 때 실책을 너무 많이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 또 공이 오면 10배로 많이 잡고 뛰어다닐 테니까 빨리 건강하게 와서 같이 야구하시죠, 형님”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말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쉽사리 말하지 못했다. 그는 “우리 에이스! 수술 잘 끝났을 거라고 믿는다”며 “우리가 네일 몫까지 해서 꼭 우승할 테니까 맘 급하게 먹지 말고 빨리 회복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도영도 울먹거렸다. 김도영은 “어제 내가 3루에서 그 상황을 보고 있었는데 너무 마음이 좋지 않더라. 그 와중에도 공을 주으러 가는 너의 모습이 멋있었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도영은 “그냥 무사히 건강하게만 돌아와줘. 같이 못 뛰어도 되니까 같은 자리에만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복귀를 응원했다.
동료들의 영상 편지를 병상에서 본 네일도 얼굴에 붕대를 감은 상태에서 눈물을 흘렸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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