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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적 쾌감 집중”… ‘마녀’→‘폭군’ 박훈정 감독, 성공적 세계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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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이 첫 시리즈 연출작인디즈니+ ‘폭군’이 순항 중이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박훈정 감독이 첫 시리즈 연출작인디즈니+ ‘폭군’이 순항 중이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박훈정 감독이 첫 시리즈 연출작인 디즈니+ ‘폭군’으로 독보적인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확장했다. 박훈정 감독은 “‘마녀’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신세계’ ‘마녀’ ‘낙원의 밤’ 등의 박훈정 감독의 첫 번째 시리즈 연출작이다. 지난 14일 공개 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흥행 순항 중이다. 

이야기와 스타일, 액션 모두를 아우르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관객의 큰 사랑을 받은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박훈정 감독은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한국 누아르의 새 지평을 연 ‘신세계’부터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던 캐릭터와 액션 스타일을 선보인 ‘마녀’ 시리즈, 그리고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낙원의 밤’ 등 독보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스토리와 감각적인 액션을 선보여 왔다. 

‘폭군’에서도 새로운 스타일의 이야기와 액션을 완성하며 글로벌 시청자를 매료하고 있다. 박훈정 감독은 최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를 통해 공개 소감부터 연출 계기와 중점을 둔 포인트, 캐스팅 등 ‘폭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박훈정 감독의 일문일답이다.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박훈정 감독.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한 박훈정 감독.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폭군’을 만들게 된 계기는.

“‘마녀’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폭군’과 ‘마녀’ 시리즈는 동일한 세계관 안에서 함께 벌어지는 이야기고 한편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세력의 이야기다. ‘폭군’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로 이뤄진 각 세력의 차별화된 액션을 그리고 싶었다.”

-첫 시리즈 연출작을 선보이게 된 소감은.

“먼저 포맷과 수위 면에서 보다 자유롭다는 점이 좋았고, 공개 후로는 더 다양하고 많은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게 돼 새롭고 감사한 마음이다. ‘폭군’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시리즈 형식을 통해 각 캐릭터의 매력을 더 깊이 조명할 수 있었다.”

-‘폭군’의 세계관에 대해 설명한다면. 

“‘폭군’과 ‘마녀’ 시리즈는 세계관 안에서 각각 일부분을 차지한다. 앞으로 이 이야기들이 서로 닿을 수도 있고, 또 새로운 이야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도 있다. 시청자들이 앞으로 나올 작품들을 기대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시나리오부터 완성본까지 4부작의 챕터로 구성됐다. 이러한 플롯 구성을 선택한 이유는.

“‘폭군’은 사라진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을 쫓는 자들의 이야기다. 단계적인 추격을 통해 보는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 또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인 만큼 각 인물의 서사를 구분해서 세밀하게 보여주기에 용이하다고 생각했다.”

-연출 포인트는.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보다 장르적 쾌감을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시청자들이 온전히 재미있게 감상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캐릭터 각자의 입장과 관계부터 고유한 액션, 그리고 ‘폭군’의 액션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중점을 뒀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재미’였다.”

-시퀀스별 차별화된 액션이 인상적이다. 액션 촬영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3부 모용(무진성 분)의 행적을 알아내기 위해 공장에 있던 한곰(이승경 분)을 찾아간 자경(조윤수 분)의 액션신은 자경의 움직임을 쫓아가는 것이 포인트였다. 카메라가 최대한 자경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그녀의 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4부 임상(차승원 분)과 자경의 액션 신은 복도 공간에 조명의 깜빡임을 더해서 둘 사이의 긴장감과 액션의 속도감을 극대화했다. 카메라는 지속적으로 두 배우를 중심으로 최대한 근접해 회전하면서 촬영했다. 흡사 탱고를 추는 배우들처럼. 4부 후반부 자경과 악어(저스틴 하비 분)의 액션은 힘 대 힘의 대결인 만큼 자경과 악어의 스피드가 충돌하는 순간의 정점을 잡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음악 콘셉트에 대해서는.

“모그 음악감독에게 장르의 쾌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음악을 요청했다. ‘폭군’은 액션은 물론이고 정치 스릴러적인 요소와 유머러스한 부분까지 다양한 장르를 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장르적인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었다. 각 장르의 매력, 즉 긴장감과 속도감, 쾌감을 강조할 수 있는 음악을 사용하고자 했다.”

박훈정 감독이 조윤수(왼쪽)과 차승원(오른쪽 위), 김강우(오른쪽 아래 왼쪽)‧김선호의 호연에 만족감을 표했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박훈정 감독이 조윤수(왼쪽)과 차승원(오른쪽 위), 김강우(오른쪽 아래 왼쪽)‧김선호의 호연에 만족감을 표했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신예 조윤수를 캐스팅한 이유와 이중인격 캐릭터를 위해 배우에게 요청한 것이 있다면.

“시나리오를 쓰고 캐릭터를 만들 때 명확한 이미지를 상상하고 최대한 그 이미지에 부합하는 배우를 캐스팅하려 한다. 그래서 매 작품 신인 배우를 캐스팅할 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극 중 자경은 이름은 알려져 있지만 여러모로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이런 캐릭터를 맡은 배우도 그런 배우여야 된다고 생각했고, 자경의 이미지에 조윤수가 딱 들어맞았다. 자경의 이중인격은 폭군에 대한 적응력과도 연결돼 있다. 배우 입장에서 이중인격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큰 도전이고 하나의 얼굴로 다른 성격을 연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거다. 작위적으로 느껴지면 시청자들의 몰입이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 두 인격이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인격의 전환을 요구했다. 조윤수가 잘 소화해 줬다.”

-‘낙원의 밤’ 차승원, ‘귀공자’ 김선호와 김강우, 전작을 함께한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와 다시 작업한 소감은.

“‘폭군’ 프로그램과 얽힌 다른 인물과 달리 임상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다소 소박하다. 최국장(김선호 분), 폴(김강우 분)과 다른 결을 가진 캐릭터로 표현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독특한 매력을 갖추게 됐다. 차승원만큼 임상을 소화해 낼 배우는 없다고 생각했다. 전반적인 작품의 ‘톤 앤 매너’가 무거워 분위기를 환기해 줄 역할이 필요했고 그런 면에서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줄 수 있는 적임자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작업하고 싶은 배우다.

최국장은 겉으로는 능구렁이 같을 때도 있고 목표와 철학을 위해서는 잔혹하고 냉철한 면모를 보이며 그 이면에 고뇌와 슬픔, 속죄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굉장히 내면이 다층적인 인물이다. 김선호는 단호함도 확실히 표현하는 동시에 내적인 고뇌를 표현하는 힘을 놓치지 않는 배우다. 캐릭터의 톤은 다르지만 ‘귀공자’를 함께 하면서 김선호에게 최국장의 면모를 발견하고 고민 없이 캐스팅했다. 배우에게 특별히 요구한 것은 없었다. 그저 그의 섬세한 연기를 즐겼다.

폴은 한국의 정보기관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로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내비칠 수 있는 캐릭터이다. 잔혹하고 거침없고 치밀한 면도 있다. 최국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로, 최국장과 달리 직선적이고 감정적이다. 김강우는 어떤 역할을 던져도 본인만의 매력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언제나 신뢰할 수 있는,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장면을 꼽는다면.

“4부 클럽 복도에서 마주친 자경과 임상의 액션 장면. 두 캐릭터의 액션은 마치 탱고 같은 느낌이 든다. 후반부로 이어지는 자경의 액션과 비교해 본다면 더 흥미로울 거다. 앞으로의 떡밥을 위해서는 엔딩을 눈여겨봐 주면 좋겠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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