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모델인 김성자씨가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신고자로 인정받아 5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7일 “김씨를 포함해 부패, 공익 신고자 5명이 공공기관에 큰 재산상 이익을 주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했다”며 “이들에게 총 8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자씨는 지난 2016년 1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11회에 걸쳐 총 273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자신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직접 증거 자료와 조직원들의 정보를 모아 경찰에 제보했다. 김씨의 활약 덕분에 당시 보이스피싱 총책급 조직원을 포함한 일당 6명이 검거됐다.
평범한 주부가 전 재산을 보이스피싱 범죄로 잃고, 악착같이 관련 정보와 자료를 모아 총책을 검거하도록 이끈 드라마틱한 사연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지난 1월 개봉한 라미란 주연의 ‘시민덕희'(감독 박영주·제작 씨제스 스튜디오)는 김성자씨의 사연을 극화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영화에서 김성자씨를 모델로 삼은 주인공 덕희(라미란)는 화재로 집을 잃고 홀로 두 아이를 힘겹게 키우면서 보이스피싱에 속아 모든 재산을 잃는다. 경찰에 아무리 신고를 해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덕희는 직장 동료인 봉림(염혜란), 숙자(장윤주)와 함께 보이스피싱 조직이 머무는 중국 옌볜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설득해 범죄 관련 자료와 증거를 확보한 덕희의 활약으로 서민들을 울린 조직의 총책이 붙잡힌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노출된 서민들의 비극적인 상황에서 출발해 어린 자녀와 가족을 위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막기 위해 위험천만한 범죄 조직을 추적하는 덕희의 활약으로 관객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극장 개봉 당시 171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영화의 흥행 덕분에 덕희의 모델이 된 실제 주인공 김성자씨의 사연도 주목받았다. 영화 개봉 직후 김씨는 맥스무비와의 인터뷰에서 “내 이야기를 해줄 영화가 나온다! 그것만 기다리면서 버텄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해 약 3000만원을 잃고, 그 뒤로도 가족과 힘겨운 시간을 보낸 김정자씨는 조직 검거에 기여했지만 피해금은 물론 당시 경찰이 보이스피싱 신고 포상금으로 내건 1억원도 받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에 공을 세운 김씨의 기여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 총책 검거 사실을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시민의 제보가 있었다는 내용을 누락했다. (👉 ‘시민덕희’ 실제 주인공 김성자씨 인터뷰 확인)
경찰이 신고 포상금 1억원 가운데 100만원 지급을 제안하자 김정자씨는 이를 거절했고, 그 과정을 알게 된 대검찰청에서 권익위로 포상금 지급을 추천하면서 이번에 5000만원을 수령하게 됐다. 권익위는 조사를 거쳐 김씨의 신고 덕분에 72명의 피해액 1억3500만원을 확인하고, 234명의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성자씨는 권익위를 통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액은 물론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이번 포상금 지급으로 명예를 회복하고 그간의 고생도 보상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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