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이 한마디가 아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었다.
2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지난주에 이어 ‘강자 부부’ 두 번째 편이 공개됐다.
‘강자 부부’ 전편에는 자식들을 망친 건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아내와 자유를 구속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그려진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오은영이 자식에 무관심하고 애정이 없는 부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아내는 이번에도 둘째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게임만 하고, 망가진 건 남편의 지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은영은 단호하게 딱 잘라 말했다. “지금 레퍼토리가 정해져 있다. 모든 게 게임 때문이고 아빠가 그것을 지도 안 한다고 하는데, 아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학교폭력이나 왕따가 있었을 수 있다”고 충고한 오은영.
결국 아내가 아이가 친구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었고, 과거 척수암까지 앓은 적이 있었다고 고백하자, 오은영은 “미성년자가 척수암이면 세상을 놓고 싶었을 것이다. 하반신 마비까지 될 수 있는 상황인데. 안타까운 건 엄마가 아들의 상태에 전혀 눈길을 안 준다. 요만큼의 애정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계속 아내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둘째 아들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둘째 아들은 제작진에게 “우울증도 걸리고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 ‘나 자살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냥 죽어버리라고 (하더라). 어떻게 버텼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패널들을 경악케 했는데. 이에 아내는 “죽으라고 한 게 아니라 알아서 하라고 했다. 살기 싫다고 하니까”라며 슬쩍 웃으면서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아 오은영을 더 놀라게 했는데.
더 경악스러운 건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둘째 아들은 학교폭력을 당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못 참아서 신고도 하고 엄마한테 이야기했는데, ‘애들끼리 그럴 수 있지’라고 하더라. ‘더 이상 저 사람은 내 엄마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지켜보던 아내가 몰랐다는 말을 계속 하자 오은영은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엄마의 결백이 왜 그렇게 중요하냐”고 충고했다.
방송 말미에는 둘째 아들이 용기를 내 직접 스튜디오에 방문해 부부와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오은영의 도움으로 둘째 아들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엄마 또한 아들의 아픔에 귀 기울이기로 약속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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