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박스오피스 순위 1위 작품은 ‘에이리언: 로물루스’이다.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는 전국 누적 111만5500여 관객을 불러 모으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는 2016년 ‘맨 인 더 다크’를 선보인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연출하고. ‘에이리언’ 시리즈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하며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난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기지 로물루스에서 우주 괴물 에이리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2위 코미디 영화 ‘파일럿’에 이은 3위는 한국영화 ‘늘봄가든’. 21일 선보여 누적 15만1800여 관객을 동원했다. 이른바 경기 곤지암 정신병원, 경북 영덕 흉가와 함께 ‘한국 3대 흉가 괴담’로 꼽히는 충북 제천의 흉가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공포영화이다. 구태진 감독이 연출했다.
한여름 무더위를 씻겨주는 오싹한 공포영화가 예전처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처럼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두 편의 공포 장르 작품이 오르기는 흔치 않은 일이다.
공포영화에 관한 시선이 올해 더욱 커지는 것은 극장가 여름시즌이 끝나갈 무렵인 8월 중하순부터 9월에 이르는 시기, 다채로운 작품이 쏟아진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 공포영화는 오는 29일 ‘둠벙’을 시작으로 9월4일 ‘바리데기’와 ‘기기묘묘2’ 등을 선보인다. 모두 짤막한 이야기를 오컬트와 샤머니즘 등을 소재로 엮은 옴니버스 공포영화로 신선함을 더한다.
외화 라인업도 만만찮다. 유명 연출가와 다수의 공포영화를 선보여온 대표 제작사의 작품이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1990년 ‘다이하드2’를 연출한 레니 할린 감독이 선두에 선다. 그는 오는 28일 ‘스트레인저스: 챕터1’을 공개한다. 공포에 유머 감각을 덧댄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할리우드 공포영화 제작 명가로 꼽히는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은 두 편의 작품을 내놓는다.
올해 2월 북미지역에서 개봉해 흥행한 ‘이매지너리’를 28일 개봉한다. 지난해 선보인 ‘프레디의 피자가게’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시장을 노린다. 이어 9월11일 ‘스픽 노 이블’이 뒤를 잇는다.
독특한 개성과 감각으로 팬덤을 형성해온 팀 버튼 감독도 1988년 선보인 ‘비틀쥬스’의 후속작 ‘비틀쥬스 비틀쥬스’를 38년 만에 선보인다. 마이틀 키튼,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모니카 벨루치, 윌렘 데포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때 공포영화는 여름 시장을 겨냥해야 흥행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공포영화가 이끌어내는 관객의 신체 반응도 이와 관련 깊다.
공포영화 속 무서운 장면은 관객의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과 혈관을 빠르게 수축시키면서 심장 박동과 맥박이 빠르게 뛰게 한다. 이에 혈압과 체온이 오르며 땀이 흐르지만, 극장 내부의 시원한 공기가 이를 식혀 순간적 시원함을 안겨준다.
하지만 2013년 9월 중순 개봉한 ‘컨저링’ 이후 ‘공포영화=여름’이라는 공식은 서서히 깨져갔다. 2018년 3월 말 선보인 ‘곤지암’의 흥행은 이에 더욱 힘을 더했다. 그즈음 대작 중심의 호쾌한 블록버스터물을 중심으로 여름 극장가의 흥행 시장이 형성되어간 탓도 컸다.
상대적으로 제작비 규모가 작은 공포영화는 대작들의 경쟁 상황 속 틈새시장을 겨냥했다. 2020년 감염병 확산 이후 기존의 극장가 성수기라는 개념도 변화하면서 이제 공포영화는 시기적·계절적 특성과 상관없이 극장에 내걸리게 됐다.
그런 만큼 참신한 소재와 이야기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가을을 맞으며 관객에게 새롭게 다가올 공포영화의 성적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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