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름 고시엔 결승전 경기가 끝나고 야구장엔 한국어 교가가 울러퍼졌다.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우승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있는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의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를 거두었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교토국제고의 교가는 이날 공영방송 NHK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입모아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방송됐다.
개교 77주년을 맞이한 교토국제고는 교토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들이 1946년에 결성해 1947년에 인가받은 교토 조선학교로 시작했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학교를 살리기 위해 학생수를 늘리기 위한 계획으로 야구부를 창단했다. 한국 민족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교토국제고에는 현재 중학생 22명, 고등학생 138명, 총 160명이 다니고 있다. 교토국제고에는 일본인 비중이 높은데. 교토국제고의 야구부원 61명 중 재일교포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인으로 구성돼 있다.
한 번 지면 탈락하는 고시엔. 올해는 일본에서 3천 441개 팀이 예선을 거쳐 49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고시엔 무대에 3번 올랐다. 2021년 고시엔에 첫 출전해 4강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야구부 창단 25년만에 처음으로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일본에서 야구를 하는 고등학생이라면, 한번 고시엔 야구장 흙을 밟아보는 게 꿈일 정도로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의 ‘꿈의 무대’라 불린다. 그래서 고시엔 경기에 지면 선수들은 고시엔 야구장의 새카만 흙을 담아서 오기도 한다고.
고시엔에 본선 경기는 일본 공영 방송 NHK를 통해 생중계된다.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과 입장권 매진, 높은 가격의 암표 등 인기를 자랑한다.
백승환 교토국제고 교장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교가가 정말 우리 정서에 맞게 리듬도 아주 우리 마음을 울려주는 그런 리듬”이라며 “또 가사도 정말 이 일본 땅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키우는 그런 내용으로 가사가 이루어져서 선수들 입에서 우리 교가를 크게 부르는 걸 보면 너무 감동”이라고 말했다.
백 교장은 교육 과정에 대해서도 “우리 학교는 한국어와 또 우리 한국인 역사, 한국 무용, 태권도 등을 지도하고 있다. 그래서 (야구)선수들도 일반 교과 시간에는 전부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며 “작지만 강한 학교”라고 말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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