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국내 주요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 ‘딸에 대하여’(감독 이미랑)가 정식 개봉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을 찾는다. 연출을 맡은 이미랑 감독은 “꼭 필요한 영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라며 작품의 의미를 짚었다.
‘딸에 대하여’는 딸(임세미 분)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하윤경 분)과 함께 살게 된 나(오민애 분), 완전한 이해 대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세 여성의 성장 드라마다. 제36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작이자, 혐오와 배제의 폭력에 노출돼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공감을 끌어내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창동 감독의 ‘시’, 장률 감독의 ‘춘몽’ 스크립터 출신 이미랑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배우 오민애‧허진‧임세미‧하윤경이 주연으로 활약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상, 올해의 배우상(오민애) 수상을 시작으로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CGK촬영상(김지룡)과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감독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미랑 감독은 2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딸에 대하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이 좋다는 소문이 자자해서 독자로서 소설을 찾아 읽었는데 그러던 차에 연출 제안을 받아서 하게 됐다”고 영화의 출발을 전했다.
이어 이미랑 감독은 “소설에서는 엄마의 1인칭 시점, 독백을 통해 내면이 잘 전달되는데 영화에서는 엄마가 그렇게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며 “내면의 독백, 자기 성찰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가 가장 큰 난제였다”고 소설을 영상화하는데 쉽지 않았던 과정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네 인물을 비롯해 끊임없는 독백의 언어를 장면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영화는 시청과 청각이 언어이기 때문에 소리와 그림으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을 담고자 했고 배우의 동선이나 얼굴, 표정들을 섬세하게 담으려고 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또 “원작이 가진 주제나 깊이, 통찰력을 감히 따라갈 수 없겠다고 생각했고 영화적 움직임을 통해 그 정서를 잘 전달하는 게 감독으로서의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택한 이미랑 감독은 “원작도 영화도 ‘딸에 대하여’라는 제목을 보면 모녀 관계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엄마에 대하여, 어르신에 대하여, 딸의 연인에 대하여 그리고 그중 어느 하나 해당하지 않을 리 없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랑 감독은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엔 소수자와 약자를 다루고 있는 영화처럼 보이지만 더 깊숙이 가면 우리들에 대한 영화다. 우리가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공동체를 이루면서 어떻게 어울려서 사느냐 질문을 하고 내 나름의 답을 영화 안에서 찾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미랑 감독은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관객을 만나는 게 기적처럼 느껴진다”면서 “꼭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보고 나면 속이 뻥 뚫리고 쉬게 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관객에게도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오는 9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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