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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 24년차 가수 싸이 ‘흠뻑쇼’가 보여준 브랜드 콘서트의 힘 [D:가요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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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뻑쇼’의 자랑은 막대한 물의 양도, 히트곡의 수도 아니다. 이 공간에 10대부터 60대 어르신들까지 같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뷔 24년차 가수 싸이는 자신의 브랜드 콘서트 ‘흠뻑쇼’를 통해 지난 6월 29일 원주를 시작으로 광주, 대구, 대전, 속초, 부산, 과천, 그리고 인천까지 누볐다. 오는 24일과 25일에는 수원, 31일에는 불가피하게 취소됐던 과천 공연을 이어간다.

ⓒ뉴시스

싸이의 말대로 ‘흠뻑쇼’는 2011년부터 13년간 꾸준히 열리면서 폭넓은 연령층을 포용하는 몇 안 되는 콘서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인천 공연에서는 이틀간 약 6만여 명의 관객이 함께 했는데,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60대 어르신들까지 한 공간에서 이질감 없이 어우러졌다.

사실 ‘흠뻑쇼’는 시즌마다 큰 틀은 달라지지 않는다. 데뷔곡인 ‘새’부터 ‘예술이야’ ‘감동이야’ ‘뉴페이스’ ‘어땠을까’ ‘연예인’ ‘낙원’ ‘흔들어주세요’ ‘아버지’ ‘나팔바지’ ‘댓댓’ ‘챔피언’ 등 지금까지 내놓은 히트곡들만 나열해도 공식적인 공연 시간을 채우고도 남는다. 여기에 각 공연마다 두 명의 걸출한 게스트를 내세운다. 올해 인천 공연에선 한 소속사 식구인 화사와 가수 쌈디가 함께 했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8090 히트곡 메들리, 트로트 메들리 등으로 구성된 앙코르 공연까지 무려 4시간이 넘는 공연을 펼친다.

그런데 매번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됨에도 ‘흠뻑쇼’는 티켓 오픈부터 ‘전쟁’이 펼쳐진다. 이번 시즌에서도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보여줬다. 심지어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을 노린 암표상도 매번 등장한다. 싸이 역시 이번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암표상들이 판을 치자 프리미엄 티켓을 철저히 외면해 달라는 당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47세, 24년차 가수가 십수 년간 이어온 콘서트의 관객 평균 연령이 20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싸이가 긴 기간 활동을 이어오며 히트곡을 꾸준히 내놓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더 명확히는 이 공연이 단순히 한 가수의 콘서트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브랜드화된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뉴시스

싸이와 같이 1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품는 대표적인 가수로는 이문세와 조용필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을 대표하는 브랜드 콘서트를 십수 년째 이어오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과거에 주로 소속사나 합동 콘서트 개념으로 활용되다 2000년을 기점으로 개별 콘서트에 브랜드화된 콘서트 열풍이 불었지만, 현재까지 이 브랜드를 유지하며 지켜오고 있는 가수는 손에 꼽는다.

자신을 브랜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대, 이들은 오래전부터 브랜드화된 콘서트를 통해 공연의 질을 높이고, 관객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면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자신만의 콘셉트를 가진 콘서트가 하나의 스타일이 되고, 나아가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게 된 셈이다.

다만 브랜드화된 콘서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연의 ‘질’이다. 사실상 전 시즌과 차별이 없는 콘서트는 관객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는 힘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싸이 역시 매번 같은 타이밍에 같은 연출과 멘트를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 ‘물놀이’와 ‘도심 음악축제’라는 콘셉트가 맞물리면서 콘서트의 생명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도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브랜드 콘서트의 강점은 해를 거듭하면서 자리 잡아 공연의 질이 높다는 점, 콘셉트가 명확해 다른 콘서트와는 차별화된다는 점 그리고 이로 인한 관객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라면서도 “다만 브랜드 콘서트라고 할지라도 관객들이 진부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나의 큰 틀 안에서의 세심한 변화들이 필요하다. 십수년간 제자리에 머무르는 공연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움을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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