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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을 향한,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값싼 소리’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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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현직 교수의 쓴소리라고들 하는데 사실 쓴소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가격을 내려서 관객이 더 많이 오고 이익이 는다면, 기업들은 내리지 말라고 해도 내릴까. 그의 말대로 영화관 사업은 ‘자선사업’이 아니며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인 까닭에 그럴 일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무지한’ 소시민의 생각이다.

“영화관 사업이 민간 기업으로 권력 집단도 아닌데 가격 인하하라는 이야기가 무슨 “소신” 발언인가? 이 발언이 용기가 필요한 소리인가? 영화 관람료가 너무 올랐으니 최저임금 인하하라고 했으면 재가 소신 발언이라고 인정하겠다. 가격이 내려서 관객이 더 많이 오고 이익이 는다면 기업을은 내리지 말래도 내린다.”

지난 17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의 ‘OTT시대 사라져가는 극장에 대하여’ 편에 출연한 배우 최민식의 영화관 티켓값을 향한 일갈이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러한 최민식의 발언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어느 교수에게서 비롯된 논란 아닌 논란으로, 하필이면 그가 속한 대학이 명성이 자자한 곳이어서 어느 정도의 공신력을 얻으며 헛바람을 일으킨 상황이라 할까.

“가장 값싼 소리는 남의 돈으로 인심 쓰겠다는 주장이다”
물론 헛바람인지 아닌지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판단에 따를 것이다. 하지만 해당 발언이 나온 상황 전체를 보아야 누구의 소리가 값싼 것인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저격 대상이 된 최민식의 ‘극장 가격 좀 내려주세요’라는, 새로운 플랫폼 변화, 즉 OTT의 활성화가 영화 업계에 가져온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냐는 질문을 통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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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그에 관한 답으로, 환경을 탓하고 싶지 않다며 짧고 자극적인, 말초적인 콘텐츠에 중독되어 가는 건 분명한 현실이고 영화 티켓값도 많이 오르지 않았냐며,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부담을 덜게끔 가격 좀 내려달라고 덧붙였을 뿐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여러모로 부담될 수밖에 없어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OTT를 구독하는 방향을 취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것.

사실상 돈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고 있는, 여유가 부재한 실재적 마음의 현실을 매만져준 것에 가까우리라. 그러니 그다지 무겁지 않게 던진 이 발언이, 사람들에겐 ‘소신’으로 느껴졌을 터. 하지만 좀 더 기업의 심리에 가까운 어느 교수에겐 이것이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았고, 급기야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었냐는 둥, 당신이 극장 하나 세워서 싸게 사업하라는 둥, 공감 능력 제로의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영화관이 설사 ’티켓으로 돈 버는 사업이 아니’라 해도. ‘영화 티켓은 미끼 상품’에 불과할지라도, 영화관은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영화가 없으면, 영화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곳이란 의미다. 본질이 제거된 지극히 값싼 소리를 이렇게 값비싼 척하며 할 수 있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덧붙여 민간기업이 가격 담합을 하면 소비자에겐 여느 권력 집단과 다를 바 없다.

정작 최민식이 배우로서, 영화의 위기를 두고 말한 근본적인 대책은 따로 있었다.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끌고 오려면 만드는 사람들이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 결국 콘텐츠의 문제로, 이때 그가 말하는 잘 만든 작품이란 유행을 따르는 게 아닌, ‘파묘’처럼 자신만의 창작 의도가 분명한 작품이다. 진정 영화 업계를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 맥락에 주목했을 텐데. 세상에 가장 값싼 소리는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면서 남의 눈에 티끌만 보는 이의 주장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MBC ‘손석희의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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