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극장 가격도 많이 올랐잖아요. 좀 내리세요. 갑자기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가요.”
배우 최민식이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푯값 인상을 지목했다.
최민식은 17일 방송된 문화방송(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새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나오면서 영화 산업이 많이 죽어가고 있다’는 관객의 질문에 답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민식은 “(세상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세상을 탓해봤자 어쩌겠나.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영화 1편에 1만5천원(주말 일반관 기준)인데 스트리밍 서비스로 하면 (같은 돈으로) 앉아서 여러 개를 보는데 발품 팔아서 (영화관을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최민식은 “이 사람들(극장산업)도 코로나19 시기에 죽다 살아난 사람들이라 심정적으로 이해는 간다”면서도 “굉장히 부담되는 가격은 맞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관객들을 다시 영화관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콘텐츠의 문제다. 만드는 사람들이 잘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관객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기획하자’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자, 그게 ‘파묘’”라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 ‘파묘’를 예로 들었다. 2월22일 개봉한 ‘파묘’는 개봉한 지 31일 만인 3월24일 천만 관객을 달성한 바 있다. 공포 영화 가운데 첫 ‘천만 영화’다.
관객 잡으려면? “작가정신 살아야”
최민식은 “관객들이 이런 걸 좋아할 거야, 그래서 되는 영화 별로 못 봤다”며 “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중요하지만 일단 만드는 사람들이 내 일에 더 집중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진행자인 손석희 전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 앵커가 “모든 영화가 ‘파묘’가 될 순 없다”며 대중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영화라는 매체가 돈이 많이 들어간다. 내가 투자자 입장이라도 본전 생각을 안 할 수 없다”면서도 “아무리 어려워도 두 마리 토끼(작품성과 대중성)를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작가정신이 살아야 한다. 그건 불변”이라고 답했다.
앞서 6월26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씨지브이,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극장 3사가 가격을 담합했다며 공정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극장 3사는 2020∼2022년 3년 동안 한두 달 간격으로 주말 기준 1만2천원짜리 티켓 가격을 1만5천원으로 올렸다”며 “가격 인상의 이유로 코로나19 시기 적자를 들었으나 팬데믹은 종식됐고 씨지브이도 흑자 전환했다. 티켓 가격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극장 3사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97%에 이르는 과점 사업자다.
한겨레 이유진 기자 /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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