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숙주로 삼는 치명적인 외계 생명체가 돌아왔다. 보는 순간 공포를 유발하는 괴이한 모습과 압도적인 위력으로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사냥하는 이들 앞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간들은 이들에 대항한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이자, 전작 ‘에이리언: 커버넌트'(2017년)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SF 공포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감독 페데 알바레즈)가 개봉 첫 주말 한국과 북미 박스오피스를 동시에 점령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 14일 한국에서 개봉한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개봉 첫 주말인 16일부터 18일까지 44만1226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동원해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69만7634명이다.
북미에서도 반응이 심상치 않다.
19일 북미 지역과 전 세계 영화 흥행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16일 북미에서 개봉한 이 작품은 4150만 달러(557억원)의 오프닝 주말(16일~18일) 흥행 수익으로 ‘데드풀과 울버린’을 제치고 새로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북미 포함 글로벌 흥행 수익은 1억820만 달러(1453억원)로, 오프닝 수익만으로 순제작비인 8000만 달러(1074억원)를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4150만 달러의 오프닝 성적은 역대 ‘에이리언’ 시리즈 중 두 번째로 큰 수치이자 페데 알베레즈 감독의 커리어 중 가장 높은 성적”이라고 밝혔다. 2012년 개봉한 ‘에이리언’ 스핀오프의 첫 번째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5100만 달러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 ‘에이리언’ 초창기로 돌아가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난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 기지인 ‘로물루스’에 도착한 후 에이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1979년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과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연출한 에이리언2′(1986년) 중간의 시간대를 다룬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에이리언 1.5’로도 부른다.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한 ‘맨 인 더 다크'(2016년)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잡았고, 원작자인 스콧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이 작품은 어린 시절 ‘에이리언’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었던 알바레즈 감독이 스콧에게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캐머런 감독이 연출한 2편의 미공개 장면이었던 식민지 행성의 일꾼들 사이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장면을 보면서 “그들이 20대 초반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전설적인 걸작으로 불리는 ‘에이리언’ 1, 2편에 대한 경의를 드러내면서 그 고유성을 계승했다. 실제 알바레즈 감독은 “이 영화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공포영화였던 ‘에이리언’을 프랜차이즈 초기의 단순함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우주 공간에서 가장 무서운 생명체와 접촉한다는 점에서 이전 시리즈와 줄기는 같지만,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대원들은 ‘에이리언’ 1편의 리플리(시고니 위버)나 댈라스(톰 스커릿) 등과 같이 전문가가 아니라 젊은 대원들이라는 점은 차별화를 이룬다.
이에 따라 20대 청년들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모험에 나서지만, 그곳에서 만나서는 안 될 위험한 존재들을 만나 쫓기고 희생당하면서도 결국 맞선다는, 단순하지만 공포영화 장르의 충실한 작품으로 탄생됐다.
‘에이리언’의 고유성을 이어가면서도 전작들을 보지 않은 사람들도 진입 장벽을 느끼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무자비한 사냥에 나서는 괴생명체들의 존재는 여전히 위압적이다.
빠른 속도로 인간 숙주의 얼굴에 들러붙어 유충을 삽입하고 떼어 내려 하면 목을 조르는 ‘페이스허거’, 숙주의 몸속에서 자라나 숙주의 몸을 파괴하고 나오는 ‘체스트버스터’, 체스트버스터가 성장한 형태로 커다란 덩치와 힘으로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해치는 강력한 에이리언 ‘제노모프’ 등이 등장할 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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