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MBC 김나진 아나운서가 이번 파리올림픽 중계 소회를 밝혔다. 스포츠 캐스터를 향한 존경을 표하는 동시에 시청자의 응원 메시지도 당부했다.
김 아나운서는 18일 장문의 글을 통해 제33회 파리올림픽(이하 파리올림픽) 중계 소감을 전했다. MBC에서 굵직굵직한 스포츠 중계를 담당하는 그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탁구, 수영, 배드민턴, 펜싱, 양궁을 중계했다. 해당 종목에서 다수의 메달이 쏟아지며 그의 혼이 담긴 중계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번 파리올림픽이 ‘나 혼자 산다’로 정리되는 거 같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하는 마음속 이야기는 가족들과 나누며 회복했고, 늦은 나이에도 다시 한번 성장했음을 느꼈다’며 ‘안의 이야기와 별개로, 밖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 ‘나 혼자 산다’를 보며 응원해 주신 분들이 계셔 용기를 내본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스포츠 캐스터들은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하고 연구하고 준비하고 고민하고 노력하고 연습한다. MBC 입사 전부터 메이저리그 중계로 처음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노력과 연습을 한 번도 쉰 적이 없다’며 ‘당연히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준비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스포츠 캐스터를 본 적이 없다. 다만 그런 노력이 여러 가지 이유로 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방송과 달리 대부분 라이브로 방송을 소화한다. 보통이 3-4시간이고, 올해 하루 7시간 30분까지 라이브 방송을 한 적도 있다. 때문에, 캐스터도 사람인지라, 까먹기도, 빼먹기도, 헷갈리도, 틀리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글은 다시 고쳐 쓰면 되고 녹화본은 편집하면 되지만, 생방송 중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어 더더욱 어렵다’고 스포츠 캐스터의 고충을 토로했다.
끝으로 ‘모쪼록 보시는 분들께서 캐스터들이 조금 실수하고 모자라더라도 채찍보다는 많은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시고, 어여삐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늘 이런 생각을 품고 살았는데 이 기회에 한 번 질러본다. 방송사 상관없이 이름 앞에 스포츠 캐스터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모든 선후배 동료분께 이 말씀을 꼭 올리고 싶다. 온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존경한다. 스포츠 캐스터 FOREVER!’라며 글을 정리했다.
시청률 경쟁 속에서도 파리올림픽에서 함께 고생한 타 방송사 선후배까지 모두 챙긴 김 아나운서다. 특히나 이번 파리올림픽을 통해 첫 스포츠 캐스터에 나선 후배 김대호를 향한 응원 독려 메시지도 엿볼 수 있었다. 김대호의 노력을 누구보다 옆에서 지켜본 김 아나운서이기에 꺼낼 수 있는 이야기였다. 김 아나운서는 김대호의 입사 4년 선배이다.
김대호는 이번 파리올림픽을 통해 첫 스포츠 캐스터에 도전했다. 하지만 아쉬운 중계 퀄리티 탓에 이른바 ‘중계 혹평’을 들어야 했다. 처음이라서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긴장감과 낯선 환경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스스로에게도 만족하지 못했다. ‘중계 혹평’을 두고 ‘팩트’라고 표현했을 정도니 말이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공개된 김대호는 리허설 중 “여기 못 있겠다. 눈물이 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혀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모든 분야가 그렇다. 스포츠 중계도 마찬가지다. 전문 캐스터가 존재할 만큼 아나운서에게도 쉽지 않은 분야다. 결국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해결해 줄 뿐이다. 김 아나운서 말처럼 질책보단 응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첫 시작은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한 단계 성장한 김대호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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