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반지하에 혼자 사는데…
호텔신라를 운영하는 삼성가의 이부진은 올해 초 제주도에 폭설이 내려 비행기가 결항하는 일이 잇따르자, 신라스테이 제주에 묵고 있는 투숙객들에게 무료 숙박 혜택을 제공했다고 알려졌다.
그녀는 2015년부터 ‘뜻밖의 행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상 악화 등으로 항공편이 결항하여 발이 묶인 투숙객들에게 무료 1박과 2인 조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2016년과 2018년에도 폭설로 비행기가 뜨지 못해 이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지금까지 이 혜택을 받은 객실은 200개 정도라고 밝혀져 감탄을 자아냈다.
이부진 사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샘물은 퍼낼수록 물이 맑아지니 아끼지 말고 베풀어라”, “작은 것을 탐내다가 큰 것을 잃는다”라는 말과 함께 선행을 강조했는데, 그녀는 아버지의 말을 누구보다 명심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5억 원 사건의 결말
2014년 서울신라호텔에서 모범택시가 주 출입구 회전문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4명의 호텔 직원과 투숙객이 다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택시 기사는 손님을 태우기 위해 왔다가 갑자기 급발진하여 속도가 빨라졌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에서는 운전 부주의로 판단했다. 택시 기사는 5000만 원 한도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지만, 신라호텔의 피해액은 5억 원 정도였다.
사고 소식을 들은 이부진 사장은 한인규 부사장에게 “택시 기사가 일부러 사고를 일으키진 않았을 것이다. 그분도 충격이 클 테니 집을 방문해 보고 상황을 알려 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한인규 부사장은 택시 기사의 집을 방문했는데, 그의 집은 주소를 봐도 어디인지 찾기 어려울 정도로 낡은 빌라의 반지하였으며 그곳에는 사고로 몸이 다친 택시 기사가 혼자 누워 있었다.
함께 방문한 하주호 상무는 “변상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을 정도로 생활이 어려워 보였다. 사고를 내신 분도 몸이 좋지 않아 보여서 준비했던 우족과 소고기, 케이크만 주고 나왔다”라고 이야기했다.
택시 기사의 딱한 사정을 들은 이부진 사장은 사고로 인한 피해를 호텔신라 측에서 해결하자고 제안했고, 원래대로라면 택시 기사가 변상해야 했을 4억 원을 면제해 주었다.
80대의 고령인 데다 아내까지 뇌경색으로 쓰러져 사정이 어려웠던 택시 기사는 사고 발생 3일 만에 배상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고, 한숨 돌릴 수 있었다.
그는 “사고가 나고 이제 진짜 모든 걸 잃었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하고 잠도 오지 않았다. 신라호텔에 끼친 피해에 대해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처지인데 오히려 이런 호의를 베풀어 주셔서 어떻게 감사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돈만 많은 게 아니라 인품, 인성 모두 재벌답네요”, “그릇이 드럼통보다 더 크다”, “어떻게 가족이 다 이렇게 좋은 말만 들리는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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