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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은폐 물어보니 딴소리만 가득…민희진, 정작 본인만 모르는 맥락 [이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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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대표
민희진 대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그간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수차례의 기자회견과 공식입장을 통해 ‘맥락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성희롱 은폐 의혹이 불거지자 “맥락이 사라진 악의적 짜깁기”라며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맥락을 파악 못하고 있는 건 민희진 본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한 언론사 보도를 통해 민희진 대표의 성희롱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이는 지난 5월 진행된 민 대표의 하이브에 대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이번엔 상세한 대화 내역까지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민 대표는 올해 3월 어도어 내에서 사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을 보고받았지만, 신고자와 피신고자 양측의 의견을 균형 있게 들어보기보단 피신고자인 임원 A씨의 편을 들며 신고자 B씨를 매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입에 담긴 힘든 욕설과 함께 맞고소를 부추겼다.

논란이 일자 민 대표는 1차 해명문을 내놨다. 이미 하이브 측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한 사건이며, 은폐 의혹 역시 사실무근이라는 것. 이어 민 대표 측은 “양측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했고 갈등을 조율하려 애썼다. 주의와 경고를 통해 향후 비슷한 이슈가 또 발생하는 걸 방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 대표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임원 A, 신고자 B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줄 알았으나, 신고자 B씨가 직접 등판하며 상황은 반전됐다. 민 대표의 앞선 해명과 달리 “민 대표는 신고를 보고받자마자 나에 대한 욕설을 남발하는가 하면 조사에 개입하기도 했다. 또 진실을 짜깁기라 말할뿐더러, 퇴사한 직원이 퇴사 이후에 보낸 사적 카톡 대화 내용까지 마음대로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라고 반박했기 때문. 특히 B씨는 민 대표의 어긋난 형평성과 무단 사용한 대화 내용 등을 지적했다.

이어 B씨는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표와 임원이 편을 먹고 신고를 은폐하고 신고자를 모욕했던 상황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심스럽다. 민 대표는 하이브 인사팀에 항의할 당시 내가 일을 못해서 보복성 신고를 한 것처럼 보이게 프레임을 짜기 위해 온갖 증거를 모으려 애썼다.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내 신고가 무효화 되도록 백방 노력했다”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가 했던 말과는 상반된 주장이 나오며 이젠 민 대표의 또 다른 해명이 필요했던 상황. 얼마 지나지 않아 민 대표는 무려 A4 18장 분량에 달하는 입장문을 내놨다. 하나 뭔가 이상했다. 정작 B씨가 문제로 삼은 ‘성희롱 은폐 의혹’ ‘욕설 여부’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유포한 것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B씨의 업무 능력 미달에 대해서만 힘을 실어 지적했기 때문. 그러면서 별다른 증거는 내놓지 않아 의문을 더했다.

이런 의미 없는 해명은 B씨의 화를 부추겼다. 이에 B씨는 “민 대표는 사건의 본질을 덮고 물타기를 하며 논점을 흐리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민 대표의 2차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요약하자면 민 대표는 하이브로부터 임원 A에 대한 ‘경고’ 조치를 권고받았으나 거절했고, 민 대표가 주장한 업무 능력 미달도 사실이 아니었다. 문제가 된 임원 A를 제외한 4명의 평가단으로부턴 ‘추천’과 ‘적극 추천’을 받았다는 것. 이와 함께 B씨는 회사 출근도 하지 않는 민 대표가 직원 개개인의 업무 역량을 어떻게 공정하고 충실히 평가할 수 있겠냐고 일갈하기도 했다.

현재 B씨가 민 대표로부터 원하는 입장은 ▲대표로서 내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발언에 대한 신고를 조사 중이던 3월 15일, 가해자 B임원과 대화하며 날 모욕하고 B씨를 감싸고 도와준 사실이 있는지, ▲그런 행동이 대표이사로서 취할 중립적인 태도인지, ▲7월 31일, 본인의 의혹을 해명한다는 명분으로 나와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나에게 사과나 양해를 구한 적 있는지 등 3가지다. 이는 B씨가 처음 입장문을 내놨을 때부터 강조한 내용이지만 민 대표는 이에 대한 언급은커녕, B씨의 업무 능력 미달을 주장하며 연봉을 허락 없이 공개하거나 ‘B씨가 하이브와 한패’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그간 민희진 대표는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았을 때도, 주술 경영 의혹을 받았을 때도 항상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긴급 기자회견 당시 그가 직접 언급한 ‘맥락망'(맥락맹이 올바른 표현)이라는 표현이 화제를 모았을 정도. 하지만 현재, 민희진 대표는 사태의 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핀트가 어긋난 해명만 내놓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맥락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한 민 대표이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맥락맹’은 민희진 본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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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B씨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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