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선수에게는 부상에 대한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런 그의 옆에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냉철하게 조언해 준 존재가 있었다. 먼저 펜싱을 시작했던 형이었다.
1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사브르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해 2관왕에 이름을 올린 펜싱 오상욱 선수가 등장했다.
부상으로 인해 발목 수술을 하게 됐다는 오상욱 선수는 “당시 상대 발을 밟아 발이 꺾이는 부상이었다. 그런데 수술 후 다 나았는데도 무서워서 동작들을 못 하겠더라.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또다시 부상을 입을까’ 하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부딪히는 그 상황이 오면 제가 몸을 빼게 된다. 그냥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트라우마로 계속 물러나던 오상욱 선수는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세계 랭킹 16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고. 이에 대해 오상욱의 형은 “동생이 수술할 정도로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선수를 못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사실 먼저 펜싱을 시작했던 오상욱의 형도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했던 것.
그는 “복귀를 못 하면 그대로 은퇴해야 한다. 상대랑 많이 부딪혀야 하는 종목인데 그게 무섭다고 하더라. 동생은 큰 키를 이용한 공격을 하는 게 장점인데 무서워서 나가지 못하니까”라며 “‘다치는 게 무서워서 피하면 선수를 못 한다. 네가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부딪혀서 극복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했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에 대해 오상욱 선수는 “형은 저랑 옛날부터 같이 배웠고, 제가 뭘 잘하는지 잘 아니까 더 냉철하게 얘기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형 덕분에 문제를 빨리 인지했고, 트라우마를 깨려고 노력했다. 일부러 발을 세게 밟았다. 부상당했던 동작을 직면하고, 그렇게 해도 안 다친다는 걸 익히는 게 먼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형이 없었으면 금메달도 없었다. 형의 조언이 저한테는 자신감이 됐던 것 같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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