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에게는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이 마냥 힘들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고, 이야기를 듣던 정재형은 갑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을 반성하게 됐다.
11일 정재형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조정석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과거 클래식 기타를 전공했던 조정석은 연기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로 “고등학교 때 교회를 열심히 다녔다. 교회에서 ‘문학의 밤’ 같은 걸 하지 않냐. 거기서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뮤지컬도 해보고 연출도 해보고 조명도 해봤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제가 고등학교 때 춤추는 아이 중 한 명이었다. 교회에서 내가 하는 활동을 꾸준히 봐온 전도사님이 내가 (클래식 기타로) 삼수할 때 연기를 해보라고 하셨다”면서 “이후 연기 선생님을 만나서 연기를 한 달 정도 정식으로 배우고 시험을 봤는데 (서울예대 연극학과에) 붙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에 정재형은 “너는 연출을 공부해 보고, 연기도 해봤다. 춤과 노래도 배웠고, 클래식 기타를 배우는데 춤도 췄다. 이미 융합형 교육을 받은 것”이라며 조정석의 다재다능함에 놀라워했다.
조정석 역시 신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연기를 하기 까지) 모든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면서 “집이 좁아서 엄마와 단 둘이 살았는데, 엄마가 설거지를 하면 뒤에서 ‘Baby’를 연습하곤 했다. 그러다가 기타도 치곤 했는데 그런 시간이 참 재밌었던 것 같다”라고 추억했다.
특히 조정석은 당시에 대해 “알바를 안 해본 게 없다”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물류가 밀려 들어올 때가 오후 2시부터 5시30분까지다. 그때 일하고 오후 6시까지 근처 커피숍에 가서 12시까지 서빙을 했다. 이후에 버스를 타고 집까지 세 정거장을 가야 하는데 차비를 아낀다고 걸어 다녔다. 그런데 그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하루를 열심히 살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뿌듯함을 전했다.
정재형이 “다시 생각해 보면 네가 그 일들을 즐겼던 거 아니냐”라며 감탄하자, 조정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 순간 그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저는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내성적인데 누가 시키면 열심히 한다. 그러다 보면 그걸 되게 재밌어해 주시고, 어느 순간 저는 또 즐기고. 이런 순간의 반복이었다”라고 고백했다.
그 말에 정재형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남들이 봤을 때 어떻게 보면 당시는 굉장히 힘든 시기다. 재수하고, 환경은 어렵고, 일은 2개씩 해야 했다. 그런데 네가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말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이게 너의 힘인 것 같다. 그 상황이 ‘재밌었다’고 얘기하는 게 아무도 갖지 못한 마음 같은 것”이라며 “나는 얼마나 투덜거리며 살았는지 갑자기 반성하게 된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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