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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파일럿’ 속 웃음으로 그려낸 진심 [D: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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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의 코미디가 또 통했다.

조정석이 ‘엑시트’ 이후 6년 만에 ‘파일럿’으로 스크린에 컴백해 여름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지난 달 31일 개봉해 11일 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손익분기점 220만을 넘고 누적 관객수 276만 626명으로, 300만 돌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파일럿’의 흥행은 블록버스터 위주로 개봉하던 여름 텐트폴 시장에서 코미디가 흥할 수 있음을 보여준 반가운 사례로, 조정석의 티켓파워가 유효하다는 걸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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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로 조정석은 한정우 역을 맡아 여장남자 설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영화는 한정우가 여장을 하면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상황과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만연한 성차별 이슈를 유쾌하게 꼬집었다. 조정석이 ‘파일럿’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처음 읽을 때 설정 자체가 웃겼어요. 공감할 수 있다면 코믹한 상황들이 잘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역시나 장면 속 상황을 보고 웃어주시더라고요. 기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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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에게 여장남자 설정은 낯설지 않았다. 뮤지컬 ‘헤드웍’을 통해 수 차례 여장을 한 채 관객들을 만났다. 그럼에도 ‘파일럿’으로 또 한 번 여장남자에 도전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관객에게 든든한 지지를 받는 한정우를 그려내기까지 조정석에게는 ‘진정성’이 꼭 필요했다.

“내가 이 사람의 감정을 잘 이입하고 진정성 있게 표현한다면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 마음 속 의 작은 믿음을 가지고 연기했죠. 목소리 톤도 과장된 연기로 표현하는 것보다 있는 모습 그대로 내 목소리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만들기보단 제 목소리에서 높은 음역대를 찾아 사용하려고 했죠.”

조정석은 공연을 주 무대로 활약하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영화 ‘관상, ‘엑시트’ 드라마 ‘더킹 투 하츠’, ‘최고다 이순신’, ‘질투의 화신’, ‘오 나의 여신님’, ‘슬기로운 의사생활’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다. 특히 조정석은 특유의 너스레를 떠는 ‘조정석표 코미디’ 연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이에 대중도 조정석이 선사할 코미디에 기대치가 높다. 그 역시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저는 사실 웃긴 사람이 아니에요. 말도 느리고요. 함께하는 동료들의 합이 좋아 극대화된 코미디가 나올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사소하더라도 그런 것들이 잘 쌓이면 재미있어지죠.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극 중 한정우가 동생 한정미의 신분을 빌려서라도 재취업을 감행한 건, 아들을 위해서다. 가수 거미와 올해로 다섯 살 된 딸을 키우고 있는 조정석은 한정우의 절박한 심정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조정석은 아빠 설정의 캐릭터를 접근하는 방법부터 달라졌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즌1 때는 아이가 없었고 시즌2에 아이가 태어났어요. 아빠가 된 후 연기하는 감정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경험에서 나오는 감정들과 생각들이 기본적으로 깔려서 나오는 연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게 가장 좋은 연기겠죠. 이번에도 충분히 느꼈고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어떤 아빠가 좋은 아빠일까’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최대한 많이 놀아주려고 해요.”

한정우는 함께한 한선화, 이주명, 신승호가 있었기 때문에 ‘파일럿’이 한층 더 다채롭고 재미있을 수 있다고 공을 돌렸다.

“한선화는 ‘술꾼 도시 여자’를 너무 재미있게 봤고 이번에 처음 만나 연기해 봤는데 에너지가 더할 나위 없이 좋더라고요. 텐션도 높고요. 너무 좋아서 ‘왜 이제야 만났지’ 싶더라니까요. 이주명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때 정경호의 헤어진 여자친구로 카메오로 나온 적이 있는데 그 때 인상 깊게 봤었고, (신)승호는 이번에 다른 옷을 입었는데 연기를 참 잘하더라고요. 모두 연기를 너무 잘 해줘서 좋으면서 고맙더라고요.”

조정석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배우다. 최선을 다하는 매 순간이 성공과 실패를 떠나 배우이자 인간 조정석을 만든다고 믿고 있고 앞으로도 이 다짐만은 지켜나갈 계획이다.

“저는 무엇이든 후회하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임해요. 이건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실패하더라도 괜찮아요. 성공과 실패는 각각 다 배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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