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중량급 메달 도전에 나선 서건우 선수가 4위에 그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가운데, 그가 상대 코치에게 안겨 운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서건우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3위 결정전에서 에디 흐르니치(덴마크)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패했다.
서건우는 184cm의 건장한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이나, 유럽 선수들이 즐비한 중량급 체급에서 그의 신장은 작은 축에 속한다. 앞선 경기에서 서건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이트하게 붙어 줄기차게 공격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란의 메흐란 바르호르다리를 상대한 준결승에서도 서건우는 1게임을 잘 땄지만, 헤드킥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격차가 벌어졌다. 3라운드에서 서건우는 많은 점수를 허용했으며 상대에게 머리 타격을 허용해 패했다.
이후 동메달 결정전에서 서건우는 라운드 점수 2-0으로 져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서건우는 경기 후 아쉬움을 표하며 눈물을 쏟았다. 패배가 결정된 후 오혜리 코치에게 안겨 위로받으며 눈물을 보인 서건우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끝내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그는 김시상 의무 트레이너를 발견하자 오열했고, 한참 동안 어깨를 들썩거리며 울었다.
서건우의 모습을 본 덴마크 코치가 서건우에게 위로를 건네며 포옹했는데, 그때도 그는 한참동안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이후 서건우는 취재진과 만나 “경기에서 지고 나니,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상대 선수들은 더 열심히 준비하고 더 열심히 분석한 게 느껴졌다. 만약에 다음 올림픽을 뛰게 된다면,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서건우가 도전한 80kg 이하급은 피지컬 열세를 받아들여야 하는 조건이라 한국 태권도가 외면했던 체급이다. 그렇지만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통해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태권도가 정식 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20 도쿄 대회까지 우리나라에는 남자 80kg급 출전자가 없었다. 역대 최초로 해당 체급에 출전해 올림픽 4위 성적을 기록한 서건우 선수에게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황남경 에디터 / namkyung.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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