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가 16년 만에 단체전에서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국민적 스타 신유빈은 두 개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로 구성된 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이 10일(현지시각)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종합 점수 3-0으로 꺾고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단체전은 1복식, 4단식 경기로 구성되며 3경기를 먼저 따내면 승리한다. 4, 5경기는 앞선 1~3경기 상황을 보고 단식 주자를 결정한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여자탁구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또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냈던 신유빈은 올림픽 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독일에 패배한 아픔도 설욕했다.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챙긴 것도 선전으로 볼 수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 팀 랭킹에서 한국은 3위로 독일(5위)에 앞선다. 한국의 신유빈(7위), 전지희(15위) 등은 개인 순위에서도 독일 선수들보다 높다. 다만 독일에는 18살 신예 아네트 카우프만이 다크호스였고, 한국은 도쿄올림픽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엔 신유빈-전지희의 환상 복식 조합이 있다. 둘은 이날 첫 경기(복식)에 출전해 독일의 샨샤오나-완위안 짝을 3-2(11-6 11-8 8-11 10-12 11-8)로 격파하면서 흐름을 한국 쪽으로 돌렸다.
비록 3게임에서 패배하면서 주춤했고, 4게임에서도 듀스 끝에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는 강했다. 둘은 전열을 정비한 뒤 맞은 5게임을 잡아내면서 메달을 향한 길을 닦았다.
이날 승패의 결정타는 2번째 경기(단식)에 출전한 이은혜가 날렸다. 오광헌 감독의 ‘비밀병기’인 이은혜는 복병 카우프만을 맞아 3-0(11-8 11-9 11-2) 완승을 거두며 흐름을 완전히 잡았다. 이은혜는 이번 대회 단체전부터 본격적으로 실전을 치렀는데, 오랜 경험과 노련미를 앞세워 카우푸만을 따돌리면서 한국은 승리를 예감했다. 지략가인 오광헌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3번째 경기(단식)에는 맏언니 전지희가 샨샤오나를 3-0(11-6 11-6 11-6)으로 제압하면서 승리를 밀봉했다.
한편 신유빈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의 김택수(단식 동메달, 복식 동메달), 현정화(단식 동메달, 복식 동메달)에 이어 올림픽 멀티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겨레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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