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텔들이 투숙객들에게 단순한 숙박을 넘어 예술과 함께하는 여행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전시가 예정되어 있는 호텔 2곳을 소개한다.
시그니엘 부산은 오는 9월 24일까지 국내 대표적인 현대 미술 작가 중 한 명인 이명미 작가의 전시를 진행한다. 호텔 내부 공용 공간에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내달 열릴 세계적인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의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에서 작가의 단독 섹션이 예정돼 있어 이번 전시가 미리 보는 프리즈가 될 전망이다.
이명미 작가는 이우환, 박서보 등과 함께 1970년대에 등장한 한국 실험미술운동 1세대 작가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전환점으로 불리는 1974년 대구 현대미술제의 창립 멤버이자 남성작가 위주의 전위예술운동 내 최연소 여성 미술가로 존재를 알렸다.
주류에 편승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지평을 넓혀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단색화와 개념미술이 시대를 풍미하던 70년대에도 자유분방한 붓질과 밝고 강렬한 색채의 사용으로 힘찬 에너지를 내뿜는 회화 작품들을 내놓으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캔버스뿐 아니라 천, 종이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회화로 확장을 거듭해온 작가의 발자취를 ‘난 너를 사랑해’, ‘Painting for Flower’, ‘Landscape, 흐린날’, ‘Let’s Go’, ‘One Day’ 등 시그니엘 부산에 전시된 11점의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윈덤 그랜드 부산은 ‘윈덤 큐레이팅’을 통해 호텔 내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해 예술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윈덤 큐레이팅’은 투숙객들이 머무는 동안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1층 로비부터 27 층 객실까지 호텔 곳곳에 배치된 예술 작품들이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걸작들로, 박서보, 김종학, 이배, 이소연 작가부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보스코 소디, 도나 후앙카 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먼저 프론트 데스크 뒤편에는 현대미술 작가 이배의 ‘붓질’ 시리즈 3 점을 배치했다. 이배 작가는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숯’을 재료로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표현해 한국회화를 국제 무대에 선보이고 있다. 작가 특유의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붓질은 호텔의 첫인상을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로비에서는 이소연 작가의 ‘사슴숲’과 김종학 작가의 ‘숲’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이소연 작가의 ‘사슴숲’은 섬세한 붓 터치로 표현된 자화상과 사슴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종학 작가의 ‘숲’은 도심 속에서도 잠시나마 자연의 휴식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4층에 위치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더 브릿지’에는 박서보 작가의 ‘Ecriture(猫法)’ 작품이 전시된다. ‘한국 단색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박서보 작가의 작품은 반복적인 선의 움직임을 통해 명상적 깊이를 선사하며 송도 앞 바다를 품은 레스토랑의 잔잔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식사 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고층 객실에서도 예술 향연은 계속된다. 26층 2605호 거실에는 이배 작가의 ‘붓질(Brushstroke)’ 작품이 바다를 바라보는 창 옆에 전시되어 안정적인 조화를 이룬다. 27층에는 보스코 소디의 ‘Untitled’과 도나 후앙카의 ‘DMTbosque’가 각각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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