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액션, 스릴러, 유머 다 있다. 토네이도 한가운데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트위스터스’ 언론시사회 및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정이삭 감독과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 주연배우 데이지 에드가-존스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트위스터스’는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는 토네이도에 맞서 정면 승부를 펼치는 사람들의 도전을 담은 재난 블록버스터로, 1996년 개봉해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트위스터’의 속편이다.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미나리’(2021)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정이삭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했고 데이지 에드가-존스와 글렌 파월, 안소니 라모스 등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함께해 몰입도 높은 열연을 펼친다.
해외에서는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북미에서 개봉한 ‘트위스터스’는 개봉 첫날 스코어 3,224만 달러(한화 약 448억원)를 기록한 데 이어 개봉 첫 주말까지 8,050만 달러(한화 약1,117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이날 정이삭 감독과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 데이지 에드가-존스는 “투어의 마지막 종착지인데 가장 중요한 자리가 아닌가 싶다”며 “한국 관객과 영화를 나눌 수 있어 영광”이라고 내한 소감을 전했다.
-프로젝트에 정이삭 감독을 택한 이유는.
애슐리 프로듀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지역을 이해하는 사람, 이런 커뮤니티에서 살아본 사람, 토네이도를 경험해 본 사람이었다. ‘미나리’의 굉장한 팬이었고 정이삭 감독과 ‘만달로리안’을 작업한 동료가 감독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거대한 스케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스크립트가 부족한 부분을 바로 채워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감정과 캐릭터 모두 규모에 맞게 표현해 줄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역시 적임자가 맞았다. 결과적으로 검증됐다. 내 생각이 맞았다는 게 확인된 것 같다. 정이삭 감독은 굉장히 잘 들어주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 아이디어나 의견을 소통하는 것도 원활하고 그런 지점들이 영화에 잘 반영된 것 같다. 앞으로도 함께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은.
정이삭 감독 “‘트위스터’(1996)는 야외 촬영을 했는데 지금은 실내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한다. 돈도 절약되고.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적절한 야외촬영을 하고 싶었다. 실제같은 효과를 구현하고 싶었고 그게 첫 번째 원칙이었다. 또 다른 원칙은 어떻게 하면 관객을 최대한 액션에 가깝게 할 수 있나, 생동감을 주고 싶었다. 1990년대 좋아했던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 매 장면 많은 에너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에 영향을 받았다. 어떻게 대형 사건을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 장면에 어떻게 에너지를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또 ‘트위스터스’는 실제 자연에 기반한 영화다. 토네이도는 실제 발생한 거니까 실제 자연현상으로부터 영감을 받았고 관객이 토네이도를 직접적으로 경험해 볼 기회를 만들길 바랐다. 마지막 요소는 배우다. 결국엔 배우들이다.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생동감 있게 표현해 줬다. 그게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택한 이유와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은.
데이지 “블록버스터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주로 TV 시리즈를 했고 영화도 했지만 거대한 세트가 있거나 액션이 많은 영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정이삭 감독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정이삭 감독과 이런 영화에 출연하게 돼 기뻤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사람이 겪는 고충, 도전, 어려운 여정이 섬세했다. 다시 본연의 모습을 찾고 고향으로 돌아오고 즐거움을 좇고 그런 과정에서 나 역시 내 자리를 찾고자 하는 입장에서 녹아들 수 있었다. 케이트 입장에서 진솔한 경험을 하면서 그를 응원하게 됐다. 정이삭 감독이 이런 스케일을 그려내면서 디테일을 잘 구현해 준 것 같다.”
-한국어 대사와 곳곳에 한국적 정서가 느껴지는 설정들이 인상적이었다.
정이삭 감독 “‘대박 미쳤다’는 대사를 한 배우는 ‘트위스터스’ 프로듀서 중 한 명이다. 오랜 기간 함께 일을 해온 친구다. 한국을 위해서 꼭 해야 한다고 의기투합했다. 관광객 중 한 명을 당연히 한국 사람으로 해야 하고 한국말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막을 넣지 않을 거라고 했다. 관객이 의미를 직접 찾아볼 수 있길 바랐다. (한국적 정서를)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느꼈다면 부모님 덕일 거다. 아칸소 농장에서 자랐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비록 한국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한국을 떠난 적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 같다. 한국적인 것을 보면 공감이 깊게 간다.”
-국내에서는 토네이도가 익숙하지 않은 소재인데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정이삭 감독 “엄태화 감독과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한국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지 않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공감을 얻었잖나. 통제력을 상실하는 느낌, 무력감, 인생을 살다가 뜻하지 않게 방향이 틀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데이지가 연기를 너무 잘해줘서 그의 여정을 모두 몰입해서 잘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전작 ‘미나리’와는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이었다. 차기작에 대한 계획, 감독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정이삭 감독 “‘트위스터스’를 선택하고 두려워지더라. 이런 영화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 그런데 내가 두려워서 이 영화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거라는 생각을 동시에 했다. 두려움이 어떻게 보면 영감을 주는 것 같다. 내가 성장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차기작은 무엇을 하든 도전적인 걸 하고 싶다. ‘미나리’처럼 혹은 ‘트위스터스’처럼 어떤 영화가 될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도전, 관객과 자랑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트위스터스’를 꼭 극장에서 관람해야 할 이유를 꼽는다면.
애슐리 프로듀서 “사운드 디자이너와 각별히 노력을 기울였고 특수효과팀과도 긴밀하게 협력했다. 거대한 스크린, 사운드에서 볼 때 몰입감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또 관객들과 함께 경험을 공유하면서 보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재밌게 만든 만큼 가족과 함께 즐겼으면 한다.”
데이지 “액션, 스릴러, 유머를 좋아한다면 ‘트위스터스’가 아주 적합한 영화다. 큰 스크린에서 보면 마치 토네이도 한가운데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다. 모든 팀이 최고로 구성돼서 영화가 제작됐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다.”
정이삭 감독 “토네이도는 굉장히 거대하고 경외심을 일으키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스크린이 있는 극장에서 직접 경험하면 좋을 거다. 배우들도 연기를 너무 탁월하게 잘했기 때문에 극장에서 보면 훨씬 더 몰입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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