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화살이 과녁에 명중했다.
MBC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에서 ‘최순돌’ 역을 맡아 아역 배우로 사랑받았던 배우 이건주(43)가 신내림을 받고 무당이 됐다.
“작년부터 심각하고 무서운 우울증을 앓았어요. 창문만 보면 뛰어내리고 싶고, 제 마음이 통제가 안되었어요.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는데, 물어 보니 ‘넌 진작 죽었어야 할 팔자’라고 하더라고요. 그 시기 이상하게 일도 딱 끊기고…가족들의 반대가 컸지만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건주가 6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통화에서 말했다.
이건주에 따르면, 그의 팔자는 ‘집안내력’이었다. “사실 우리 집안이 무당 집안이었어요. 증조 할머니가 무당이셨고, 할아버지는 절도 짓고 굿도 하셨죠. 하지만 저는 점도 보러다니지 않았고 불교 신자에요. 가끔씩 절에 가고 기도하는 게 전부였는데…”
이건주는 과거부터 가족들이 자신으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지만, 애써 외면했다고 했다. 특히 부모의 이혼으로 6살 때부터 애지중지 자신을 키워준 고모의 반대가 컸다고.
그렇게 무속을 등진 채 살아온 그는 ‘얘는 지금 머리 끝까지 찼다’, ‘안 받으면 큰일 난 업계인들의 말에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2일, 경기도 하남에 있는 한 굿당에서 신아버지 강남도원선생으로부터 내림굿을 받았다. “운명을 받아들이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가 말했다.
신내림을 받기 위해 내림굿을 하던 날, 이건주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개인사를 다 맞췄고 나도 모르게 무수한 말들이 신들린 듯 튀어나왔다. 모두들 인정해주셨다”고 떠올렸다. “요즘엔 무당에 대해 큰 거부감이 있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삼성동에 법당을 차리고 새 인생을 살게 됐지만 저에게 주어진 두 가지 인생을 묵묵히 걸어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OSEN에 따르면 현재 그의 SNS에는 예약자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아직 법당은 오픈하지 않았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