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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노트] ‘셔틀콕 퀸’ 안세영, 클래스도 남다른 ‘금빛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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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퀸’ 안세영(22)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딴 직후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시상식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과 기자회견장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 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 출전 등에 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보통 메달리스트가 하는 행동과는 180도 달라 취재진과 시청자들은 적잖이 놀랐다.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치게 됐던 과정과 그 이후 대표팀의 대처 과정을 지적하며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면서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안세영 SNS
사진=안세영 SNS

단순히 개인적인 불만 및 섭섭함을 토로한 것은 아니다. 그의 문제의식은 대표팀 시스템 전반에 닿아 있었다. 그는 올림픽 역사상 5종목 석권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낸 양궁을 콕 집어 예로 들며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면서 “선수에게 ‘이번이 기회다’라고 말할 것만이 아니라 꾸준한 기회를 주면서 관리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부터 ‘작심 발언’을 준비했는지 묻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2018년이라고 답했다. “제가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다”면서 “제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다. 제 꿈은 어떻게 보면 ‘목소리’였다”고 말했다.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제가 잘나서 이야기한 것도,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고 해결해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당사자인 배드민턴 협회가 침묵하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6일 먼저 움직였다.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월드클래스 선수의 폭로 스케일도 놀랍거니와 잘파세대의 거침 없는 문제 제기도 신선하다. 무엇보다 “꿈을 이루기까지의 원동력은 분노”였다는 대목에선 깊은 공감이 밀려든다. 목소리를 설득력 있게 내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일에 완벽을 기한다는 ‘퇴색해가던 가치’를 되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권리와 주장에만 익숙하다는 젠G에 대한 편견을 통렬하게 깨버린다.

비슷한 또래의 월클 선수들이 ‘빌런 협회’의 난맥상에도 하극상이나 벌이고, 무책임한 행동을 벌여 기함을 토하게 만들었던 일이 엊그제인데 안세영발 나비효과는 묵직하고도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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