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핸섬가이즈’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올해 여름시장에서 100억원대 대작들을 제치고 흥행에 성공했다.
5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6월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4일까지 누적관객 176만명을 동원했다.
‘핸섬가이즈’는 순제작비 49억원, 손익분기점은 110만명으로 알려졌다. 개봉 초반부터 입소문을 얻은 영화는 상영 15일 만인 지난 달 11일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올해 여름시장을 노리고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 가운데 가장 먼저 흥행에 성공했다.
‘핸섬가이즈’가 손익분기점 돌파를 달성한 이후 여름 개봉작들의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7월3일 개봉한 ‘탈주’가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지난 달 31일 개봉한 ‘파일럿’이 개봉 첫 주에 17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파일럿’은 총제작비 98억원, 손익분기점 220만명으로 알려졌다.
● 편집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작비 절감
‘핸섬가이즈’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으로 흥행 성적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제작비 규모다. “B급인 척하는 A급 코미디” “B급 감성, A급 웃음” 등과 같은 관객 후기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49억원이라는 제작비가 믿기지 않는 수준의 만듦새를 가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적한 주택에서 일어나는 한정된 공간의 영리한 활용, 짜임새 있는 규모의 출연진 구성, 연출을 맡은 남동협 감독을 비롯해 촬영감독, 미술감독까지 주요 제작진을 ‘재능 있는 신인’으로 적극 기용한 선구안 덕분에 전체적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무엇보다 편집을 최소화하는 과정이 제작비 절감에 효과적이었다.
‘핸섬가이즈’ 관계자는 “촬영을 했는데 편집으로 그 내용을 잘라내면 그냥 돈을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며 “‘핸섬가이즈’는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편집에 신경을 쓰면서 불필요한 내용은 아예 찍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촬영 기간도 줄었다”고 말했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우 촬영회차가 100회를 넘어가기도 하지만 ‘핸섬가이즈’는 50회차를 넘기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 무용가의 도움 받은 박지환의 무아지경 댄스
‘핸섬가이즈’를 흥행에는 박지환의 신스틸러 활약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박지환은 극중에서 어느 날 갑자기 시골 마을에 나타난 범상치 않은 외모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열혈 경찰 최 소장을 맡아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악령에 씌어 무아지경 댄스를 선보이는 장면은 ‘핸섬가이즈’ 후반부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며 박장대소를 터뜨린다.
해당 장면은 박지환이 무용가인 지인의 도움을 얻어 완성한 춤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좀비 동작을 흉내 내고 싶지 않았던 박지환은 이틀 간 연습실을 직접 빌려 동작을 구상하던 중 마이클 잭슨의 대표곡으로 스릴러 분위기 짙은 ‘스무스 크리미널'(Smooth Criminal)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 속 좀비 동작을 탄생시켰다.
박지환 측은 “음악을 들으며 움직이다가 춤 추는 것 같은 좀비 동작을 떠올리게 됐다”며 “총 세 가지 버전의 동작을 준비해서 현장에 가장 어울리는 버전이 영화에 담겼다”고 밝혔다.
박지환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도시4’ 장이수에 이어 ‘핸섬가이즈’에서 최 소장으로 활약하며 올해 한국영화계의 ‘신스틸러’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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