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을 턱끝까지 추격한 미국의 앨리슨을 육성한 사람은 ‘한국인’ 이기식 감독이었다.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35)은 세계 랭킹 7위다. 하지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의 김우진에게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양궁 최강’이라 불리는 한국의 김우진과 끝까지 접전을 펼쳤다.
4세트까지 게임 점수 4-4로 박빙의 승부를 펼친 김우진과 앨리슨. 이들은 이어진 5세트에서도 10점을 연달아 명중하며 5-5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결국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가르는 슛오프까지 이어진 경기. 둘 다 10점을 기록했지만, 화살부터 정중앙까지의 거리가 김우진은 55.8mm, 엘리슨은 60.7mm였다. 화살이 과녁 중심에 4.9mm 가까웠던 김우진이 결국 승리했다.
명승부를 펼친 둘은 경기 후 서로가 ‘최고’라고 칭찬했다. 엘리슨은 “우리가 펼친 슛오프는 양궁 역사상 최고의 승부일 것”이라며 “김우진과 같은 시대에 활동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우진 또한 “엘리슨은 누가 봐도 정말 퍼펙트한 양궁 선수인 것 같다. 축구에 메시와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에는 브레이디 엘리슨과 김우진이 있는 게 아닐까”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엘리슨은 ‘한국 킬러’라고 불릴 정도로 항상 한국을 상대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4강에서 한국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엘리슨은 지금껏 올림픽에서 2012 런던, 2016 리우 올림픽 단체전, 파리 올림픽 개인전을 포함해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런 그를 육성한 건 다름 아닌, 한국인 지도자 이기식 감독이었다. 이기식 감독은 과거 양궁 선수로 활약했으며 2006년부터 미국 양국 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했다. 그는 18년간 대표팀을 이끈 뒤 지난 7월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엘리슨은 양궁 매체 ‘월드 아처리’에서 이기식 감독에 대해 “기술적 지식뿐만 아니라 그는 내가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도왔고, 이를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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