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금메달 도전은 각오도 남달랐다.
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2·삼성생명)이 4일(현지시각) 생애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을 일군 뒤 “많은 분이 계셨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마지막 관문에서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했다. 그는 결승전에 대해 “낭만 있게 끝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안세영(세계 1위)은 이날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세계 8위·24)을 2-1(11:21/21:13/21:16)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8강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6위·27)에 2-1, 역전승을 거뒀던 안세영은 이날도 1세트를 내주고 2, 3세트를 잇달아 가져오며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선수가 올림픽 결승전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경기 뒤 안세영은 “(첫세트를 지면) 엄청 부담스럽지만 정신은 더 번쩍 든다”며 “오히려 저를 계속 몰아붙이는 힘”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 제가 너무 욕심이 많고 성급했다. 그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까 (열세에도) 편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며 “‘나는 할 수 있다’, ‘한 점씩 하다 보면 언젠가 따라잡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계속한다”고 했다.
안세영은 한국시각으로 5일 오후 5시55분에 중국 허빙자오(세계 9위·27)와 결승을 치른다. 앞서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안세영을 꺾었던 천위페이(세계 2위·26)는 이번 대회 8강에서 탈락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가 떨어졌다고 해서 저에게 금메달을 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제 것을 해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붙어보고는 싶었다. 그림으로는 딱 멋있었는데”라며 웃기도 했다.
한겨레 이준희 기자 /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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