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지가 한국 복싱에 희망을 가져왔다.
임애지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벤텀급)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복싱 종목은 동메달 결정전이 없다.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끼리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두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 한다. 이로써 임애지는 최소 동메달을 확보하게 된 것. 한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올림픽 한순철(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그리고 여자 복싱 역사에서는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왼손잡이 아웃복서인 임애지는 매섭게 달려드는 카스타네다를 상대로 발을 끊임없이 움직였다. 하지만 카스타네다의 강한 주먹은 임애지에게 닿지 않았다. 임애지는 링을 넓게 쓰기도 하고, 잽으로 견제하며 갑자기 앞으로 튀어 나가기도 했다. 그렇게 카스타네다의 공격에 방어하면서 임애지는 자신의 장기인 왼손 스트레이트를 카스타네다에게 명중시켰다. 접전 끝에 결국 5명의 심판 중 3명이 임애지의 우세를(30-27) 선언하며 4강행이 확정됐다.
임애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는 기쁨보다 한국 복싱을 먼저 언급햇했다. 그는 “메달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 동메달 따러 가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저랑 (오연지) 언니랑 열심히 준비했다. 언니랑 제가 메달을 따서 복싱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경쟁이 높아져서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복싱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임애지는 결승에서 북한 선수 방철미를 만날 수도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싱 금메달리스트 방철미 또한 같은 날 위다드 배탈(모로코)에 4-0 판정승을 거뒀기 때문인데. 하지만 임애지는 굴하지 않고 “(방철미와 만나게 된다면) 내가 꼭 이기겠다”며 외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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