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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옛 남자’들이 영화 ‘리볼버’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오래전 한 작품에서 전도연과 연기 호흡을 맞췄던 이정재와 정재영이 주연 뺨치는 특별출연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화제다.
31일 열린 ‘리볼버’ 언론시사회에서는 상영 시작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주인공 ‘수영'(전도연)의 과거 회상 장면에서 이정재가 피곤에 찌든 얼굴로 예고없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극중 ‘수영’의 경찰 상관이자 연인을 연기한 그는 사건의 모든 열쇠를 쥔 중심인물답게 적은 출연 분량에도 강한 잔상을 남긴다.
또 정재영은 전도연과 이정재의 경찰 선배 역을 맡아 단 한 장면에만 출연하지만, 귀기어린 연기로 보는 이들의 숨을 잠시 멎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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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의 합류는 모두 전도연과의 오랜 인연에서 처음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정재는 2010년작 ‘하녀’에서 극중 가사 도우미 역을 맡은 전도연과 불륜 관계를 맺는 주인집 남자를 연기했다. ‘하녀’는 그해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이정재에게 배우 인생 최초의 칸 레드카펫 나들이 경험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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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재영은 2002년작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권투선수 출신 건달 역을 맡아, 정부 역을 연기한 전도연과 유혈이 낭자한 로맨스를 합작했다.
연출자인 오승욱 감독은 언론시사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사인 사나이픽처스의 한재덕 대표가 이정재 씨를 비롯한 배우들과 술을 마시던 중 동석한 모 배우에게 우정출연을 제안했는데 일정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재 씨가 갑자기 ‘그럼 제가 할래요’라고 말해 출연이 성사됐다”며 “촬영하면서도 계속 아이디어를 줬고, 특별출연이 아니라 주연이라는 생각으로 대단히 적극적으로 참여해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재영에 대해서는 “재영 씨는 조감독 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술친구인데, 전도연 씨와 캐스팅에 관해 상의하던 중 재영 씨를 떠올렸다”면서 “마침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도연 씨와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게 생각 나 특별출연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허락해 줬다”고 설명했다.
오는 7일 개봉하는 ‘리볼버’는 모든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다녀온 전직 경찰 ‘수영’의 복수극을 다룬 누아르물로, 이들 외에도 임지연·지창욱·김준한·정만식 등이 출연하며 전혜진도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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